수출 컨설팅·바이어 발굴…코트라 문 두드리니 해외시장 활짝

입력 2015-12-30 01:00:05

수출길 활로 뚫는 지역 업체들

코트라 김재홍(가운데) 사장은 올 초 국내 중소기업들이 수출 최전선에서 겪는 각종 애로사항을 청취하기 위해 대구의 자동화설비 생산업체 삼익THK(대표 진영환
코트라 김재홍(가운데) 사장은 올 초 국내 중소기업들이 수출 최전선에서 겪는 각종 애로사항을 청취하기 위해 대구의 자동화설비 생산업체 삼익THK(대표 진영환'왼쪽)를 방문했다. 코트라 제공

저성장 장기화 시대에 대구경북 기업들이 KOTRA(Korea Trade-Investment Promotion Agency'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이하 코트라)의 도움을 얻어 기사회생하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코트라는 국내 무역진흥과 국내외 기업 간의 투자 및 산업기술 협력의 지원 등에 관한 업무를 수행해 국민경제 발전에 기여하기 위해 설립된 준정부기관. 코트라의 국내 기업을 위한 해외시장 개척 및 수출지원 활동에 지역 업체들은 여러 방법을 통해 동참해 활로를 열고 있다.

◆수출 지원 프로그램 활용 성공 사례

사진관용 플래시 조명장치를 생산하는 매출 5억원 규모의 대구지역 중소기업 '포토다이나믹'은 최근 네덜란드, 호주 등에 10만달러 수출계약을 맺었다. 코트라의 해외진출 종합상담센터, 잠재 바이어 발굴 및 수출 컨설팅 지원 프로그램에 참여한 결과다. 이번 성과는 수출 실적이 전무하던 대구 중소기업이 코트라 지원을 통해 첫 수출 성과를 이뤄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포토다이나믹은 국내 최초로 자체 개발한 기술 제품인 RF 무선제어 장치 탑재 스트로보를 보유하고 있지만 수출 초보 기업이어서 타깃 시장에 대한 정보와 수출 역량이 부족했다.

포토다이나믹은 코트라 해외시장조사 서비스 중 잠재 바이어 조사를 이용했다. 코트라 수출전문위원은 기초적인 수출 컨설팅에 나서는 한편 해외 무역관들을 통해 포토다이나믹 제품의 경쟁력과 우수성을 현지 바이어들에게 끈질기게 알린 결과, 호주 네덜란드 스페인 그리스 시장을 열게 됐다. 특히 네덜란드 바이어는 독일 덴마크 벨기에 등에 판매망을 갖고 있는 다국적 사진기자재 전문기업이어서 내년엔 2만~10만달러 규모의 추가 수출 계약이 예상된다.

해외수출지원단을 적극 활용해 수출을 유도한 사례도 있다. 경북 김천산업단지에 있는 덕원글러브는 직원 25명이 한 달 100만 켤레의 작업용 안전장갑을 생산해 연 45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업체다. 덕원은 지난 3월 '대구경북 중남미 무역사절단'에 참가해 도미니카공화국 브라질 콜럼비아 등 3개국을 방문했다. 도미니카공화국 산토도밍고시에서 만난 바이어 M사와 약 2만7천달러어치의 10가지 다양한 장갑을 공급하기로 하고 6월 선적을 마쳤다. 현지 상담 당시 M사는 덕원의 장갑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샘플까지 요청했다. 덕원은 귀국하자마자 10일 이내에 샘플을 만들어 발송했고 이후 가격 조정을 거쳐 5월쯤 선수금 30%를 받았다. 무역사절단 상담 후 2개월 만에 이뤄진 계약이다.

◆현지 코트라 활용

세계 85개국에 있는 125개 현지 해외무역관을 활용하는 방법도 요긴하다. 소백인삼영농조합법인(이하 소백인삼)은 2010년부터 호찌민 시장 진입을 위해 타깃 마케팅을 진행했고, 그 결과 현지 박람회에서 소백인삼 제품에 관심을 가지고 있던 제약회사인 N사와 함께 2013년 연말 MOU를 체결, 현지 유명 바이어 및 업체들을 초청해 론칭쇼를 진행했다. 이후 2015년까지 네 차례 프로모션 이벤트를 진행해 현재 50곳의 판매'대리점을 확보했다. 이와 함께 현지 SCJ 홈쇼핑 채널에도 제품이 방영'판매되고 있다. 지난 3월 5만달러의 1차 수출을 완료했고, 12월에 5만달러의 수출을 2차로 진행했다.

소백인삼은 중국 진출을 목표로 2009년 광저우 지사를 설립, 라벨등록을 통해 초기 진입을 시도했으나 허가 및 등록 비용과 소요시간의 장벽을 넘지 못하고 2010년 지사를 철수한 바 있다. 이후에도 수많은 전시회에 참가하는 등 중국시장을 끊임없이 노크했지만, 위생허가라는 큰 벽에 부딪혀 2013년까지 한 번도 진입을 하지 못했다. 하지만 2014년 6월 참가한 코트라 전시회를 통해 대형 온라인 판매 구매담당 바이어가 제품 수입을 의뢰, 지난해 8월 700만원 상당의 제품 수출을 시작으로 올해 9월까지 두 달에 1회씩 온라인 판매 이벤트를 통해 수출을 진행 중에 있다. 특히 중국 최대 인터넷 판매 사이트인 알리바바와 타오바오몰까지 입점해 온라인을 통한 판매 루트도 확보했다.

◆여유가 없다면 이동코트라를

대구에 있는 ㈜에이빌코리아는 2014년 6월에 창립해 비앤솝(B&Soap)이라는 자체 브랜드로 꿀 세안팩, 숯 비누, 샴푸바 등 독특한 화장품을 개발, 불과 6개월 만에 국내 온라인쇼핑몰 위주로 5억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짧은 시간에 업계에서 주목할 만한 성장을 이뤄냈으나 국내 화장품 시장은 이미 공급 과잉상태로 국내 업체들 간 출혈경쟁이 심해 해외 시장에서 돌파구를 찾으려 했다.

에이빌코리아 김형민 대표는 "창업 초기부터 막연하게 해외시장을 염두에 두고 있었는데 올해 1월에 이동코트라의 방문 상담을 받고 계획이 구체화됐다"며 "코트라 대경권지원단의 이동코트라 수출전문위원을 통해 수출에 대한 감을 잡게 됐다"고 밝혔다.

스페이스는 커튼이 창호장식의 대부분을 차지하던 시절에 패션 디자인을 가미한 블라인드를 개발해 국내 시장에서 폭발적인 수요를 창출해낸 기업이다. 해외 판로를 개척하려 했으나 정보와 경험이 부족해 어려움을 느꼈다. 대경권 코트라지원단을 통해 이동코트라의 현장 방문을 요청한 뒤 본격적인 수출 판로 개척에 나섰다. 꾸준한 노력과 시행착오를 거친 끝에 드디어 성과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특히 중국과 아프리카의 반응이 좋아 6월 말 현재 7만달러가 넘는 선적을 마친 상태다.

천상무역 김상훈 대표는 2013년 11월 대구 도심에서 운전하던 중 옆 차로 차량에 붙은 광고 '지방 중소기업을 해외로'라는 문구를 보고 순간 아이디어가 번쩍했다고 한다. 김 대표는 일찍부터 포장 원두커피에 관심이 많아 원두티백 및 드립커피를 생산해 왔는데 후발주자로서 포화상태에 이른 국내 커피시장에서 자리 잡기가 쉽지 않았다. 하지만 가공 원두커피는 커피원산지도 중요하지만 가공 방식에 따라 맛이 천차만별이라 적어도 커피 맛을 내는 데는 자신이 있었다고 한다. 이동코트라 전문위원과의 수차례 면담과 상하이무역관의 자문을 통해 지난 6월 초 1만달러어치의 제품을 선적했다. 첫 주문량은 많지 않지만 인지도가 없는 지방 중소업체가 가공 원두커피로 중국 수출을 한 첫 사례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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