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3일 안철수 의원이 새정치민주연합을 탈당하자 야권 지지자들 사이에서 야권 분열로 총선에서 공멸할 것이라는 우려가 터져 나왔다. '잘못된 결정'을 한 안 의원을 성토하는 분위기도 생겨났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안 의원 탈당이 여당인 새누리당에도 악재가 될 수 있다는 경고 신호음이 울리기 시작했다. 여러 여론조사 결과가 안 의원과 안 의원이 추진하는 '안철수 신당'에 대해 일정한 지지율을 보임으로써 정치권 지형을 3각 구도로 만들 수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여론조사 기관인 리얼미터가 최근 벌인 여론조사 결과 새누리당 지지도는 37.2%, 새정치민주연합 지지도는 22.4%, 안철수 신당 지지도는 19.0%를 기록했다. 차기 대선후보 지지도는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17.6%,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 17.1%, 안철수 의원 16.5% 순으로 조사됐다. 안 의원이 탈당하기 전 정당 지지도 조사에서 40%대를 나타내던 새누리당의 지지율이 줄어든 반면 새정치민주연합의 지지율은 크게 변동이 없어 새누리당 지지층 일부가 안 의원 지지로 이동한 것으로 분석할 수 있다.
'안철수 신당'이 새누리당의 '수구 보수' 노선과 새정치민주연합의 '낡은 진보' 노선을 배격하고 '중도 개혁' 노선을 표방하면서 중도층 지지자들을 흡수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정당 득표율을 인정하지 않는 현행 소선거구제의 틀이 유지되는 한 내년 4'13 총선에서 '3당 구도'가 성립될 것으로 예측하기는 쉽지 않다. '안철수 신당'이 일정한 득표율을 올리면서도 의석은 미미한 수준에 그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새누리당이 압승하거나 더불어민주당(새정치민주연합에서 28일 당명 변경)과 '안철수 신당' 등 야권의 의석 수가 새누리당을 앞서는 여소야대 정국이 형성될 수도 있다.
'안철수 신당'이 출현하면 내년 총선 정국은 더욱 역동적이면서도 불투명하게 된다. '안철수 신당'이 정책 대결의 긍정적인 효과를 불러 일으킬 것이라는 기대도 있다. '안철수 신당'은 새누리당의 왼쪽과 더불어민주당의 오른쪽 어딘가에 위치함으로써 두 거대 정당의 입지 공간을 좁히게 된다. 기존 두 당은 중도층에 호응하는 정책으로 경쟁해야 이를 돌파할 수 있다. 집권 여당인 새누리당은 '수구 보수' 이미지가 커지기 전에 '합리적 보수'의 색채를 강화해야 한다. 새누리당은 박근혜정부가 경제 민주화 등 주요 공약을 파기하고도 운 좋게 1위의 지지율을 유지하고 있지만 계속 그럴 수는 없다. 더불어민주당은 덧씌워지는 '운동권 정당'의 굴레에서 벗어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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