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레로폰을 읽었습니다. 벨레로폰은 코린토스의 왕 글라우스코스의 아들로 태어났지만 실제 그의 아버지는 포세이돈입니다. 벨레로폰은 죄를 짓고 코린토스에서 쫓겨나 아르고스로 피신을 가게 되는데, 그곳의 왕비가 벨레로폰을 유혹했습니다. 그가 거절하자 왕비는 왕인 프로이토스에게 벨레로폰이 자신을 유혹했다고 거짓말을 합니다. 프로이토스는 손님을 직접 죽이고 싶지 않아서 벨레로폰에게 봉한 편지 한 통을 주어 리키아에 있는 장인 이오바테스에게 보냈습니다. 여기에서 나온 말이 '벨레로폰의 편지'라는 말입니다. 그것은 심부름하는 사람에게 몹시 불리한 편지라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벨레로폰은 리키아에 도착하여 왕비의 아버지로부터 환대를 받습니다. 그는 관습에 따라 9일 동안 벨레로폰을 잘 대접한 뒤 10일째 되는 날 사위가 보낸 편지를 뜯어보았습니다. 거기에는 이 편지를 가져가는 자를 죽이라는 내용이 씌어 있었습니다. 이에 이오바테스는 벨레로폰에게 리키아를 어지럽히고 있는 키마이라라는 괴물을 퇴치해달라고 부탁했습니다. 벨레로폰은 페가수스의 도움을 받아 괴물을 활로 쏘아 죽였습니다. 벨레로폰은 키마이라를 퇴치한 후 계속되는 이오바테스의 명령으로 어려운 임무를 맡게 되는데, 모두 페가수스 덕분으로 성공을 거둡니다. 이오바테스왕은 벨레로폰이 신들의 특별한 총애를 받고 있다고 생각하여 그의 딸과 결혼시켰습니다. 그러나 후에 벨레로폰은 자만이 넘치고 오만하게 되어 신들의 노여움을 사게 됩니다. 벨레로폰은 신들과 경쟁하기 위해 페가수스를 타고 하늘에 올라가려 했지만, 제우스는 한 마리의 등에를 보내 페가수스를 찌르게 하고 페가수스로 하여금 벨레로폰을 떨어뜨리게 하였습니다. 그는 절름발이가 되고 눈이 멀었습니다. 그 후 벨레로폰은 알레이안의 들을 사람의 눈을 피하면서 외로이 방황하다 비참한 최후를 맞습니다.(토마스 불빈치의 중에서 벨레로폰 정리)
다사다난했던 2015년이 지나가고 있습니다. 사람이 사는 풍경이 정치이기에 자연스러운 현상이긴 하지만 TV와 신문에는 온통 정치와 관련된 내용으로 가득합니다. 아마도 2016년은 더욱 그러할 것이라 예상됩니다. 그런 점에서 벨레로폰의 추락은 매우 교훈적입니다. 그의 추락은 무한권력에 대한 욕망이 위대한 개인을 어떻게 파멸시키는가 하는 것을 똑똑하게 보여줍니다. 위대한 개인조차도 그러할진대 보잘것없는 개인들이야 오죽하겠습니까? 큰 권력이든 작은 권력이든 그 속에 들어 있는 사람은 본질을 들여다보지 못합니다. 그게 권력의 속성입니다.
고전은 그러한 것입니다. 사람들의 삶은 시대를 넘어서서 유사성을 지닙니다. 그 삶을 담은 것이 고전이지요. 물론 우리는 텍스트로만 고전을 만납니다. 하지만 더 좋은 고전 독서법은 콘텍스트입니다. 현재 자신의 위치나 시대상황을 고려하여 독서를 진행하는 것이 바로 콘텍스트적인 독서인 것이지요. 오래전 만들어진 텍스트인 에 나오는 벨레로폰의 이야기가 현재 우리 삶과 바로 직결되지는 않겠지요. 맞지 않는 진술이나 비현실적인 내용도 많이 발견되겠지요. 하지만 거기에는 현재와 다름 없이 살았던 사람들의 풍경이 담겨 있습니다. 벨레로폰의 추락을 통해 무한권력에 대한 욕망이 얼마나 개인을 파멸시키는가를 읽어낸다면 이미 우리는 고전을 읽는 이유를 찾은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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