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장 앞에 같은 브랜드 '땡처리 매장' 손님 발길 뚝

입력 2015-12-26 01:00:03

손님 잇따라 환불 요구 '분통'…시위 나서자 해당 브랜드 빠져

대구 중구 동성로에서 한 운동화 브랜드 매장을 운영하는 이모(26) 씨는 최근 본사의 '꼼수 영업' 탓에 연말 대목을 다 망쳤다며 분통을 터트렸다.

이 씨는 한 달 전쯤 손님들로부터 환불 요구에 시달렸다. 이 씨는 "한 손님이 우리 가게에서 7만9천원을 주고 산 운동화를 가까운 가게에서 3만9천원에 판다며 환불을 요구했고 이후 환불을 요구하는 손님들이 잇따라 찾아왔다"고 말했다. 이 씨는 자신의 가게에서 불과 260m 떨어진 곳에서 똑같은 제품을 50% 이상 싸게 파는 속칭 '땡처리' 매장이 문을 연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됐다.

이후 이 씨의 가게에는 손님 발걸음이 뚝 끊겼고 이 씨는 이를 본사에 알렸다. 하지만 본사의 대응에 이 씨는 더욱 화가 났다. 땡처리 가게에 철거 요청을 했다며 거짓말을 한 것이다. 이 씨는 "본사 직원이 문자 메시지로 경찰과 함께 현장에 있는 사진을 보내 '경찰과 함께 철거 요청을 했다'고 말했지만, 알고 보니 경찰은 가게 주인이 영업 방해를 이유로 부른 것이었고 본사 직원이 다녀간 뒤에도 그 가게는 영업을 계속했다"고 말했다.

이 씨는 SNS 등에 이런 사실을 알렸고 본사는 비난 여론에 "땡처리 매장의 제품이 비품, 가품, 폐기대상 제품들로 불법 경로로 유통됐다. 즉시 해당 매장에 판매 중단 요청과 법적 조치를 하겠다"며 공식 해명글을 본사 홈페이지에 올렸다. 하지만 판매 중단은 이뤄지지 않았다. 결국 같은 방식으로 당한 전국의 점주들과 공장 직원들이 지난주부터 본사 앞에서 시위한 뒤에서야 땡처리 매장에서 해당 운동화 브랜드 제품이 빠졌다.

이 씨는 "연말 대목이라 손님이 많아야 하는데도 이번 일로 가게 이미지가 나빠져 손님이 없다. 남은 제품을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고민이다"고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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