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영화] 마카담 스토리/이웃집에 신이 산다/스누피: 더 피너츠 무비

입력 2015-12-25 01:00:03

서로 마주칠 일 없는 낡은 아파트 속, 세 남녀의 일상

◆마카담 스토리=신비로운 프랑스 영화. 프랑스 외곽의 작은 도시에 낡은 아파트가 있다. 2층에 사는 스테른코비츠는 다리를 다쳐 휠체어 신세지만 엘리베이터 수리비를 내지 않아 엘리베이터를 탈 수도 없다. 주민들 눈을 피해 새벽에만 외출하던 그는 우연히 집 근처 병원에서 야간 근무를 하는 간호사를 알게 되고, 그녀는 만나기 위한 밤 외출로 설렌다. 같은 아파트에 사는 소년 샬리는 옆집에 새로 이사 온 여배우 잔 메이어(이자벨 위페르)가 궁금하기만 하다. 문제가 생길 때마다 잔을 도와주던 샬리는 어느 날 잔이 출연한 영화를 보여 달라고 조른다. 아들의 빈자리로 적적해하며 혼자 살아가던 하마다의 집에 이 아파트에 불시착한 미국의 우주비행사 존(마이클 피트)이 찾아온다. 나사(NASA)에서 자신을 데리러 올 때까지 존은 말이 통하지 않는 하마다의 집에 머물러야 한다. 인물들 서로가 마주칠 일 없는 낡은 아파트 공간 속 세 개의 이야기가 각기 전개되며, 한정된 공간 안에서 일상적으로 움직이는 인물들의 리듬감이 영화적 재미를 만들어내는 훌륭한 예술영화다.

창조주 신은 엄청난 폭군이며, 가부장적 가장이다?

◆이웃집에 신이 산다=신에 대한 완전히 새로운 상상력으로 가득한 벨기에 코미디. '토토의 천국' '제8요일' '미스터 노바디'를 만든 자코 반 도마엘의 뒤틀린 유머로 가득한 신작이다. 영화 속 창조주 신은 엄청난 폭군이며 가정에서 독재를 휘두르는 가부장적 가장이다. 남편에게 주눅이 들어 사는 여신인 부인은 야구 중계를 보며 야구선수 카드를 모으는 게 낙이다. 10살 된 신의 딸 에아(필리 그로인)는 조숙한 반항아로, 아버지의 폭압에 못 이기고 출입이 금지된 비밀의 방에 들어가 컴퓨터에 입력된 인간들의 수명을 휴대전화로 인간들에게 전송한다. 자신의 수명을 알게 된 인간들은 일대 혼란에 빠진다. 이어서 에아는 새로운 신약성서를 만들기 위해 6명의 사도들을 찾으러 인간 세상으로 내려간다. 영화는 에아가 사도들을 만나고 그들 삶의 문제들을 함께 해결하는 로드무비로, 복음서를 패러디하는 상황극이 신선하다. 신체적, 정신적 장애를 지닌 사람들이 세상을 구원할 주인공이 된다는 점에서 자코 반 도마엘의 전작들과 맞닿아 있다. 시체스영화제에서 최우수 유럽영화상을 수상했다.

3D로 재탄생한 추억의 강아지 스누피와 찰리 브라운

◆스누피: 더 피너츠 무비=강아지 스누피와 그의 친구 찰리 브라운이 탄생한 지 65년이 지났다. 추억이 기술에 실려, 오래된 우리 친구 스누피 이야기가 3D로 만들어졌다. 평범하지만 엉뚱한 소년 찰리 브라운은 전학 온 빨간 머리 소녀에게 마음을 빼앗긴다. 우연히 자신의 곁에 굴러온 소녀의 연필을 주워든 찰리는 연필에 난 잇자국을 보면서 자신과 같은 습관을 지닌 그녀에게 은밀한 친근감을 느끼지만, 그녀 앞에 나설 용기가 없다. 며칠 뒤 학교에서는 학생들의 장기자랑 대회가 개최되고, 찰리는 자신을 소녀에게 보여주기 위해 대회에 출전하기로 한다. 출전 종목은 마술. 스누피가 보조로 캐스팅됐다. 스누피와 소년이 펼치는 사랑의 마술이 궁금하다. 강아지와 소년의 콤비 플레이는 여전히 사랑스럽다. 놀랍도록 영리한 개 스누피는 자신만의 이야기를 만들어가는데, 상상 속에서 아름다운 강아지를 사랑하고 붉은 남작과 경쟁한다. 원작자인 찰스 M. 슐츠의 아들 크레이그 슐츠와 손자 브라이언 슐츠가 각본가로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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