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계열사 창사 후 첫 감원
어려워도 너무 어렵다. 외환위기 때는 내수가 나쁘고 이자가 올라 힘이 들긴 했지만 수출만은 잘됐고 환율이 너무 좋아 급성장한 기업도 많았다. 하지만 2015년 겨울은 기업들에 너무 힘든 시기가 되고 있다. 일감이 아예 없는 것이다.
우리나라만 어려운 것이 아니라 세계 경제 전체가 침체에 빠지다 보니 앞이 캄캄하다는 것이 기업인들의 한목소리다.
이런 와중에 "내년은 더 힘들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면서 기업인들은 도산 걱정을 하고 있고, 근로자들도 "언제 잘릴지…"라며 가슴을 졸이는 중이다.
◆34%나 일감 줄어든 포항 철강공단
포항세관이 이달 발표한 지역 수출입 동향 분석 자료에 따르면 수출은 5억4천7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시기에 비해 31.5% 급감했다. 수입은 3억8천400만달러로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48.1% 감소했다.
전체 포항공단 수출액의 83.7%를 차지하고 있는 철강제품은 원유값 폭락으로 미국 유정용 강관 수입이 크게 줄면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4%나 출하가 감소했다.
2011년 1만6천545명이던 공단 근로자는 지난해 1만6천145명으로 줄었고, 올해 역시 100명 가까이 준 것으로 공식 집계됐다.
소리 없는 구조조정은 계속되고 있다. 동국제강 후판2공장이 폐쇄되면서 100명의 본사 직원은 당진 등 다른 부서로 배치됐지만, 5, 6개 협력사 직원 300여 명은 자리를 찾지 못했다. 세아제강, 넥스틸, 아주베스틸 등도 셰일가스가 불황을 맞으면서 가스를 뽑는 대형 파이프의 수출 실적 악화로 직원들을 많게는 절반 가까이 내보냈다.
포스코도 허리끈을 바짝 졸라매며 원가 절감에 나서고 있어 감원이 나올지 모른다는 우려가 번지고 있다.
포항철강공단 한 관계자는 "경기도 안 좋은데 검찰 수사 등 외부 환경에 시달리며 올해 고전을 면치 못했다. 경기가 내년에 갑자기 좋아진다는 보장이 없다. 정책적 판단이 필요한데 중앙정부든, 지방정부든 현실성 있는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일 없어 푹 쉬어야 하는 구미공단
대한민국 수출 전초기지 구미공단은 수출 실적이 곤두박질치면서 올해 수출 실적이 11년 전 수준으로 되돌아갈 전망이다.
18일 구미세관이 발표한 수출 실적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달 말까지 구미의 수출 실적은 255억5천900만달러, 지난해 같은 기간 300억3천900만달러에 비해 44억8천만달러, 15% 감소했다. 이 같은 추세라면 구미의 올해 수출 실적은 280억달러 정도에 불과할 전망이다.
구미는 2005년 수출 실적이 305억달러로 300억달러를 처음으로 넘겼었다. 2004년 실적은 272억7천800만달러다. 올해 실적이 2004년 수준으로 뒷걸음질친 것이다.
무역수지 흑자 역시 올 들어 지난달 말까지 153억5천9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 182억1천만달러에 비해 16% 줄었다.
수출 감소의 원인은 구미 전체 수출의 67%를 차지하는 스마트폰 등 전자제품과 LCD 등 광학제품이 15%가량 감소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LG디스플레이 등 구미의 삼성, LG 계열사들이 휘청거리면서 중소기업들도 흔들리고 있다.
구미 시민단체들까지 구미의 위기를 걱정하고 있다. 구미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하 경실련)은 지난 17일 구미공단의 극심한 경기 부진 등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1순위 과제는 KTX 접근성 개선이라며 이를 위한 범시민운동을 제안했다.
경실련은 "삼성전자 휴대전화 생산물량은 베트남으로, LG디스플레이는 파주, LG전자는 평택 등으로 소리 소문 없이 생산물량과 인력이 계속 빠져나가고 있다. 지금 산업현장은 절박하다"고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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