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에만 2,500실…오피스텔 '소화 불량' 걸릴라

입력 2015-12-18 02:00:05

동대구로 4천여 실 이어 공급 과잉 우려

대구 중구 국채보상로를 따라 연이어 오피스텔이 건립되거나 분양이 예정돼 있어 공급과잉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정운철기자 woon@msnet.co.kr
대구 중구 국채보상로를 따라 연이어 오피스텔이 건립되거나 분양이 예정돼 있어 공급과잉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정운철기자 woon@msnet.co.kr

대구 국채보상로가 동대구로를 빼닮아가고 있다. 잇따라 오피스텔이 신축되거나 건립을 앞두고 있어 오피스텔 공급 과잉 우려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서성네거리에는 마주 보고 오피스텔 1천여 실이 들어서는 등 국채보상로에 오피스텔 분양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

분양 전문가들은 "늘어나는 1, 2인 가구 수요와 출퇴근이 용이한 도심지 내 주거 공간이라는 장점 때문에 틈새형 소형 주택이 경쟁력을 가진 것은 사실"이라며 "그러나 입지와 가격에 따라 선호도에서 뚜렷한 차별성을 가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현재 서성네거리는 도로 하나를 마주하고 공사 현장이 있다. 내년 12월 완공을 목표로 하는 센트럴시티(398실'20층)는 터파기와 골조작업이 한창이다.

길 건너 옛 금호호텔도 건물 전체에 작업용 펜스가 설치돼 있다. 호텔을 헐고 근린생활시설을 갖춘 오피스텔이 들어선다. 오피스텔은 연면적 6만9천423.94㎡에 지하 7층, 지상 22층 720실 규모로 건립된다. 현재 오피스텔 조성을 위한 심의절차가 진행 중이다.

국채보상공원 맞은편엔 지난 10월부터 입주가 진행되고 있는 매머드급 오피스텔인 화성파크드림시티(928실'29층)가 우뚝 솟아있다. 시청 옆엔 지난해 입주를 마친 노마즈하우스(530실'19층)도 있다.

잠재적 오피스텔 수요도 대기 중이다. 중구 상서동 옛 태왕 본사(10층) 자리는 현재 공사가 중단된 채 개발 재개를 기다리고 있다. 몇 년 전 이 건물은 리모델링을 통해 도시형 생활주택 84가구와 오피스텔 22실을 분양하려고 했다가 개발이 멈췄다.

지난 6월에는 지역 한 부동산개발업체가 시청 앞에 1천여 실 규모의 오피스텔을 짓겠다고 중구청에 사업 의사를 전달해 지역 건설업계에 회자되기도 했다.

지역 건설업계에 따르면 한 부동산 개발업체가 중구청에 중구 동인1가 시청 앞 약 3천630㎡ 부지에 오피스텔 1천여 실(38층)을 짓겠다는 의사를 전달했다.

하지만 관할구청인 중구청은 교통 유발량 등을 이유로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어 실제 건립될지는 미지수다. 중구청은 "아직 구체적이지 않지만 한 사업자가 시청 앞에 38층 높이의 대규모 오피스텔을 짓겠다고 문의해 적잖이 놀랐다. 현재 대구시와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국채보상로에 오피스텔이 집결하면서 동대구로의 전철을 밟는 게 아니냐는 주장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비슷한 시기에 2천여 가구에 이르는 오피스텔 물량이 몰리고 향후 공급 예정인 곳도 2천여 실이 넘기 때문이다. 앞서 대구 동대구로 주변에 오피스텔 12개 단지 5천여 실의 건립붐이 일면서 투자 주의보가 내려졌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국채보상로는 동성로'경북대병원 등 주머니 사정이 넉넉한 1, 2인 가구의 수요가 많다는 점에서 매력있는 곳이지만 물량엔 장사가 없다"며 "국채보상로를 비롯해 중구 일대가 이미 오피스텔 시장이 포화상태인데다 높은 분양가 때문에 수요자들을 흡수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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