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安, 동지였던 적 없었다"…9월 관계 악화로 끝내 결별

입력 2015-12-14 01:00:08

文, 안 전 대표를 손님 치급-安, 문 대표와 대표성 부정

새정치민주연합 안철수 전 공동대표가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본인의 거취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새정치민주연합 안철수 전 공동대표가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본인의 거취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13일 안철수 전 공동대표의 탈당으로 야권 '투톱'(문재인 대표'안철수)의 정치적 동거는 끝을 맺었다.

안 전 대표의 탈당으로 2012년 대선부터 시작된 문'안 연대의 불협화음은 종말을 맞았고, 안 전 대표는 자신이 만든 정당을 떠나면서 야권 분열의 신호탄을 쏴 올렸다.

문 대표와 안 전 대표의 관계는 그간 '라이벌'보다는 '악연'에 가까웠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둘은 한 번도 '동지'였던 적이 없었다"고도 했다.

그들이 마주해온 시간이 그랬다. 불협화음은 대선 후보 단일화 과정 때부터 시작됐다.

지난 대선 때 안 전 대표는 문 대표보다 높은 지지율을 확보했지만 대통령 후보직을 양보했다. 후보 단일화 원칙을 놓고 일전을 벌인 끝에 안 전 대표가 후보 등록을 이틀 앞두고 대선 후보를 '포기'했다. 그러나 문 대표는 대선에서 패했다.

대선 후에도 서로 "안철수 후보가 도와주는 척도 하지 않아 대선에 패배했다" "후보 양보를 받아내더니 선거에서 이기지도 못했다"며 양측은 책임을 전가하며 서로 상처를 주는 데 급급했다.

2013년 서울 노원병 보궐선거를 통해 국회에 입성한 안 전 대표는 독자 신당 창당을 준비하며 정치적 기반을 다져오다 지난해 3월 당시 김한길 대표가 이끌던 민주당과 전격적으로 통합, 새정치민주연합을 탄생시켰다. 하지만 공동대표로 제1야당을 이끌었으나 그해 7'30 재보선에서 전략공천 실패 등의 영향으로 참패한 뒤 대표직에서 물러났다.

두 사람은 한 지붕 아래 머무르면서도 감정의 골을 키웠다. 문 대표는 안 전 대표를 '손님' 취급했고, 안 전 대표는 문 대표의 대표성을 인정하지 않았다.

정치 행보를 자제하던 안 전 대표는 문 대표 체제하에서 치러진 올해 4'29 재보선에서 당이 전패한 이후 차츰 목소리를 키워가기 시작했다. 비교적 잠잠했던 두 사람의 불편한 관계가 또 한 번 급격하게 악화된 건 9월부터다.

문 대표의 혁신안을 '실패'로 규정한 안 전 대표는 당내 부패 척결, 낡은 진보 청산 등을 위한 10대 혁신안을 내놓으며 문 대표를 강하게 압박했다. 문 대표는 당 위기 해법으로 '문안박(문재인'안철수'박원순) 연대'를 제안했지만, 안 전 대표는 새로운 지도체제를 구성하는 '혁신 전당대회'를 역제안했다. 양측은 서로의 제안을 거부하면서 두 사람은 결별 수순을 밟게 됐다.

안 전 대표는 탈당 선언 기자회견에서 "야당의 통합과 정권교체를 위한 선택을 해 왔다. 대통령 후보를 양보했고, 지방선거를 앞두고 통합했다. 그럼에도 정권교체는 실패했고, 정치혁신은 이뤄지지 않았다"며 문 대표를 겨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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