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 식품관들도 간식 전쟁

입력 2015-12-12 02:00:01

대백프라자 식품관에서 판매되고 있는 영국식
대백프라자 식품관에서 판매되고 있는 영국식 '파스티'

백화점 식품관은 백화점의 수많은 공간 중 가장 문턱이 낮다. 동성로나 반월당에 일이 있어 나왔다가 먹을 만한 곳이 변변치 않다 싶을 때 찾는 곳이 대개 '푸드코트' '델리 코너'라 불리는 백화점의 식음료 판매 공간이기 때문이다. 이 중 푸드코트는 한 끼 때우고 가는 곳이지만 델리 코너는 간단한 간식뿐만 아니라 선물용 빵이나 과자류를 사기 위해 찾는 사람들도 많다. 대구지역의 백화점 식품관 관계자들은 하나같이 "식품관을 이용하는 고객들이 자연스럽게 쇼핑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며 "문턱이 낮아진 식품관을 통해 고객을 다른 매장에도 관심을 갖도록 만드는 이른바 '분수효과'를 노리고 있기 때문에 대구지역 어느 백화점이든 식품관 강화에 힘을 쏟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경향은 신세계백화점이 동대구복합환승센터에 문을 열게 되면 더욱 격렬해질 전망이다. 신세계백화점이 특히 '델리 코너'에 강하다는 소문이 백화점을 포함한 유통업계에 퍼져 있다 보니 모두들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각 백화점은 식품관의 간식'디저트 코너가 백화점의 손님을 잡아끄는 역할을 할 것으로 보고 매장의 구색이나 내용을 강화하고 있다.

◆새로운 것과 익숙한 것의 합체-현대백화점

현대백화점 대구점의 경우 문을 열 때부터 다양한 식음료를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싱가포르와 홍콩에서만 맛볼 수 있던 육포인 '비첸향'과 고급 초콜릿의 대명사인 '고디바' 매장을 맨 처음 들고 온 곳도 현대백화점 대구점이다. 그래서 현대백화점 대구점 식품관에서는 이전에 쉽게 볼 수 없었던 간식류들을 쉽게 만날 수 있다. 예를 들면 페이스트리 형태의 붕어빵인 '프랑스에 다녀온 붕어빵'이나 생과일을 넣은 막대형 아이스크림으로 서울에서 큰 인기가 있었던 '브릭팝', 천연 발효빵 전문점인 '롤링핀' 등이 대표적이다.

새로운 메뉴를 선보이는 만큼 대구지역의 다양한 디저트 먹거리를 입점시킨 곳도 현대백화점 대구점이다. '마약빵'으로 유명한 '삼송베이커리'를 대구점뿐만 아니라 서울 무역센터점, 판교점에 개장시킨 일은 대구시민들 사이에 엄청난 화제가 됐다. 이뿐만 아니라 개점할 때부터 대구지역의 타르트 전문점인 '디 토르테'를 식품관에 입점시킨 것부터 시작해서 수제 초콜릿 전문점인 '진스 초콜릿', 범어네거리에 위치한 대형 베이커리인 '르 고메 드 파리16' 등 대구지역 유명 디저트 전문점들을 입점시켰다. 베이커리뿐만 아니라 '반월당 닭강정'과 같은 최근 떠오르는 길거리 음식에도 적극적으로 매장을 내주고 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앞으로도 국내외 유명 브랜드 및 상품의 진정성과 스토리가 있는 브랜드들을 들여와 쇼핑의 재미와 소비자들의 입맛을 사로잡기 위해 노력함과 동시에 대구경북 지역의 우수한 브랜드들을 발굴하여 상생을 추구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월드푸드' 강화로 굳히기-대백프라자

대구백화점은 대백프라자의 식품관을 강화하면서 '백화점 식품관 간식 전쟁'에 대응하고 있다. 지난해 식품관의 대대적인 개편 공사를 통해 경쟁에 밀리지 않겠다는 뜻을 확고히 내비쳤으며, 그에 따라 많은 변화를 보여주고 있다.

대백프라자는 식품관을 통해 세계 각국의 다양한 간식거리를 소개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일본 후쿠오카의 명물 베이커리인 '코트도르'의 카네이션 케이크와 멜론빵부터 일본식 닭꼬치 구이, 영국 콘월 지역의 대표 간식으로 만두와 비슷하게 생긴 '파스티', 동유럽 전통 빵으로 널리 알려진 '굴뚝빵', 프랑스식 베이커리 디저트 '에클레어' 등 세계 각국의 다양한 간식을 선보이고 있다. 대백프라자 관계자는 "지역 백화점을 이용하는 고객들이 갖고 있는 새로운 먹거리에 대한 호기심을 충족시키기 위해 다양한 디저트류를 찾고 있다"고 말했다.

대백프라자 또한 지역 토종 백화점의 명성에 걸맞게 지역 디저트 전문점의 먹거리를 적극적으로 유치하고 있다. 동성로의 츄러스 전문점 '카페 잇 츄'를 비롯해 대구 수성구에서 천연 효모종으로 빵을 만드는 '르 씨엘 베이커리'와 범어로데오타운에서 다양한 모양의 롤케이크로 눈길을 끈 '프렌치메이드' 등을 입점시켜 지역과의 연계를 계속 강화해 나가고 있다.

◆식품관 재정비를 통한 권토중래-롯데백화점

롯데백화점 대구점은 올해 10월 식품관과 식당가를 재정비했다. 상대적으로 '식품 코너가 약하다'는 평가를 들어 온 롯데백화점은 이번 재정비를 통해 기존의 평가를 반전시키겠다는 포부를 내비치고 있다.

식품관 재정비를 통해 롯데백화점 대구점이 새롭게 선보이는 식음료 코너는 딤섬 전문점 '교자연'과 프랑스 정통 베이커리를 표방하는 '프랑가스트'다. 롯데백화점 대구점이 최초로 선보이는 '교자연'은 홍콩에서 맛볼 수 있는 딤섬을 쉽게 접할 수 있는 곳이다. 특히 새우살로 만든 소가 특징인 '쇼마이'와 겉은 소보루빵처럼 보이지만 안은 달콤하고 짭짤한 돼지고기 소가 들어가 있는 '베이크드 번'이 주목할 만하다. 또 정통 프랑스 빵의 맛과 풍미를 전달하겠다는 뜻을 담은 베이커리 브랜드 '프랑가스트'는 롯데백화점 대구점과 상인점에만 입점되어 있으며 건포도깜빠뉴 등 대부분의 인기 제품을 3천~6천원 선에 판매한다.

롯데백화점은 동성로의 영플라자에도 간식 코너를 보강했다. 영플라자 2층에 새로이 문을 연 '빌리엔젤 케이크 컴퍼니'는 요즘 유행하는 크레페 케이크와 레드벨벳 케이크를 맛볼 수 있다.

롯데백화점 대구점 관계자는 "10층 식당가와 지하2층 식품관의 일부 브랜드를 단계적으로 먼저 오픈한 후 여타 간편 즉석식품 브랜드들도 새롭게 선보일 예정"이라며 "음식 콘텐츠를 갖춘 위'아래층이 모두 고객을 끌어 모으는 자석 역할을 톡톡히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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