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들의 '달콤한 진화'…간식의 변신은 무죄

입력 2015-12-12 01:00:03

'달콤한 바람'이 대구에도 불고 있다. 몇 년 전만 해도 카페에 커피 이외에 판매하는 간식 종류라고 해야 케이크나 쿠키뿐이었지만 지금은 사정이 다르다. 오히려 베이커리가 주 메뉴이고 커피와 차가 부수적으로 따라오는 곳도 많이 생겼다.

대구지역 디저트 바람의 특징을 요약하자면 '온고지신'이라 할 수 있다. 대구에서 전통적으로 강세를 보였던 딸기를 이용한 베이커리류는 지금도 인기를 끌고 있다. 또 몇 년 전부터 젊은 여성이 모이는 곳에는 타르트 가게가 문을 연다. 이외에도 츄러스처럼 한때 '길거리 간식'으로 치부되던 간식들의 고급화도 속속 진행되고 있다.

◆올해도 딸기 vs 딸기만 있나

대구지역 디저트를 휩쓰는 과일은 단연 '딸기'다. '커피명가'가 겨울과 봄에 판매하는 딸기 케이크가 '대박'을 터트리면서 이곳저곳에서 딸기를 이용한 디저트류를 만들어 팔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대구에서 딸기만 맛볼 수 있는 건 아니다. 바나나를 이용한 독특한 메뉴와 홍콩에서만 맛볼 수 있던 망고 아이스크림 팬케이크 등 다양한 과일이 디저트 요리로 만들어져 소개되고 있다.

▷딸기 케이크

대구지역에서 파는 딸기 케이크의 대부분은 '커피명가'와 비슷한 방식으로 만든다. 케이크 시트를 얇게 자른 뒤 그 위에 생크림과 딸기를 켜켜이 쌓아올린 뒤 생크림으로 마무리한 단순한 모양이지만 자르면 켜켜이 쌓인 딸기가 벽돌을 쌓은 듯한 모양을 보여 숨은 재미를 준다. 딸기 케이크를 판매하는 많은 곳 중 대구 수성구 상동의 '엔젤스스토리'는 규모는 작지만 딸기를 이용한 컵 케이크와 롤 케이크 등 다양한 디저트를 선보이고 있다.

▷태닝 바나나

동성로 카페골목의 '카페 류'에서는 바나나를 이용한 독특한 디저트 메뉴가 있다. '태닝 바나나'로 불리는 이 메뉴는 바나나 위에 설탕을 녹여 굳힌 뒤 아이스크림과 함께 먹는 메뉴다. 원래 달콤한 바나나에 설탕, 아이스크림까지 겹치니 달콤함이 극에 달하는 맛이다. '극강의 단맛'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도전해볼 만한 메뉴다.

▷망고 빤지

망고를 이용한 디저트 메뉴는 망고 빙수나 스무디처럼 예전부터 많이 등장했다. 이제는 망고를 아이스크림 팬케이크와 결합된 새로운 음식으로도 맛볼 수 있다. '망고 빤지'라 불리는 이 망고 아이스크림 팬케이크는 원래 홍콩에서 인기를 끌던 디저트 메뉴로, 얇게 구워낸 크레페에 망고가 섞인 아이스크림을 싸서 잘라먹는 음식이다. 대구 중구 약전골목의 '티 룸 오후 네 시'에서 망고 빤지를 맛볼 수 있다.

◆타르트와 츄러스의 무한변신

고급 디저트에 대한 수요가 몇 년 전부터 대구지역에 폭발하기 시작했다. 그 수요를 제일 앞에서 이끌고 있는 메뉴는 바로 타르트와 츄러스다. 특히 츄러스는 놀이공원이나 영화관에서 먹는 간단한 간식거리에서 카페의 대표 베이커리 메뉴로 자리 잡았다. 타르트도 다양한 색깔의 과일과 부드러운 커스터드 크림에 매료된 소비자들이 비싼 가격에도 지갑을 열고 있다.

▷츄러스

동성로 카페거리 근처의 '카페 잇 츄'는 수제 츄러스로 인기가 많다. '카페 잇 츄'는 대구에서 츄러스 안에 초콜릿, 사과 잼 등을 넣은 메뉴를 맨 처음 내 놓은 곳이기도 하다. 가장 인기가 많은 것이 츄러스 안에 초콜릿, 사과 잼, 크림치즈 등을 넣은 '필링 츄러스'이며, 겉면에 뿌리는 설탕 안에 계핏가루, 치즈가루 등 파우더를 이용한 다양한 맛의 변화를 즐길 수 있다. 이뿐만 아니라 츄러스를 찍어 먹는 디핑 소스도 초콜릿, 크림치즈, 캐러멜 등 다양해 '츄러스는 계피 향으로 즐기는 것'이라는 선입견을 깨고 있다. 더불어 츄러스를 이용한 브런치 세트나 퐁듀 세트 등 고급스럽게 먹을 수 있는 메뉴도 함께 선보이고 있다. 선물용으로 짧게 만들어 다양한 필링과 파우더로 맛을 낸 '핑거 츄로 세트'로 선물도 가능하다.

▷타르트

대구의 젊은 여성들은 몇 년 전부터 타르트에 푹 빠져 있다. 과자와 같은 바삭한 식감에 타르트 위에 올려진 딸기, 사과, 바나나 등의 과일에다가 부드러운 커스터드 크림까지 더해진 모습은 누구라도 손이 가지 않을 수 없게 만든다. 동성로 카페골목 근처에 위치한 '디 토르테'는 20여 가지의 다양한 타르트를 직접 만들어 팔고 있다. 과일 타르트뿐만 아니라. 크레페 타르트 등 색다른 타르트도 맛볼 수 있다. 대구 북구 산격동 경북대 북문 근처의 '반짝반짝 빛나는'은 비록 작은 가게이긴 하지만 '대구의 유명한 디저트 맛집'으로 소문난 곳이다. 특히 레몬 커드 타르트와 치즈 타르트는 인근 대학생들에게 상큼하고 달콤한 맛으로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전통의 부활-가래떡, 옥수수

집에서만 즐기던 전통 간식인 가래떡과 옥수수도 퓨전의 바람을 타고 새로운 간식으로 주목받고 있다.

▷가래떡 스틱

대구 중구 약전골목에 위치한 '전통찻집 다향'에는 '가래떡 스틱'이 가래떡의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가래떡 스틱은 고구마 앙금 또는 모짜렐라 치즈를 넣은 가래떡에 꿀과 견과류를 뿌려 내는데 전통 찻집의 특성에 맞게 전통차와 잘 어울리는 디저트로 인기가 높다.

▷마약 옥수수

대구 수성구 두산동과 중구 동성로의 카페 '부바스', 그리고 대구 각지에 있는 커피전문점 '하바나 익스프레스'에서는 통 옥수수를 구운 뒤 치즈가루와 향신료 등을 뿌려 '마약 옥수수'라는 이름으로 팔고 있다. 포크와 나이프로 옥수수 알을 뜯어내 치즈가루와 섞어 먹는 방식인데, 에이드나 생과일주스, 또는 맥주와 궁합이 맞아 인기를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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