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한 명 기부 하나, 아이 둘 기부 둘…저커버그식 '출산기주' 번진다

입력 2015-12-10 01:00:06

매일 1천원 모아 생일날 전달

지난해 초 딸 아이를 얻은 이정환(34) 씨는 아이가 태어난 달부터 캄보디아에 사는 해외아동과 결연을 한 뒤 매달 3만원을 기부하고 있다. 이 씨는 "내 아이를 얻으니 어려운 환경에서 사는 다른 아이를 돕고 싶다는 마음이 생겼다. 아내가 지금 둘째를 임신 중인데 태어나면 해외 아동을 한 명 더 후원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페이스북 CEO인 마크 저커버그가 딸을 얻은 뒤 자신이 보유한 페이스북 지분 99%(52조원 규모)를 기부하겠다고 밝혀 화제가 된 가운데 대구에도 아이의 출산이나 돌, 생일 등을 기념해 기부하는 문화가 확산되고 있다.

올해 네 살인 박찬혁 군은 매년 생일인 2월 28일이면 부모와 함께 대구사회복지공동모금회를 찾아 36만5천원을 기부한다. 매일 1천원씩 모은 돈이다. 벌써 3년째 총 100만원이 넘는 기부를 한 것이다. 2014년 태어난 찬혁이의 동생 준혁이도 올 1월 첫돌을 맞아 36만5천원 기부를 시작했다. 찬혁 군의 아버지는 "아이가 건강하게 자라는 것이 결국 지역사회에 도움이 될 거라 생각한다. 더불어 행복하게 사는 사회를 위해 기부를 결심하게 됐다. 아이들이 20살이 될 때까지 계속 기부할 계획이다"고 했다.

찬혁 군을 수년간 지켜봐 왔던 대구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김찬희 주임도 이런 나눔에 동참하고 있다. 김 주임은 지난해 12월 딸 지호(2) 양이 태어난 날부터 매일 1천원씩을 모았고, 이달 19일 돌잔치에 맞춰 지호의 이름으로 36만5천원을 기부할 계획이다.

경북사회복지공동모금회도 '우리 아기 첫 기부 캠페인'을 통해 아이와 함께하는 기부문화 확산에 나서고 있다. 이 캠페인으로 지난해 경북 영천의 최규현(43) 씨가 아들 호연 군의 돌을 맞아 돌잔치 비용 50만원을 기부해 지역 내 저소득 홀몸노인들에게 전달됐다. 최 씨는 "우리 아이가 어려운 이웃을 돕는 마음을 가진 따뜻한 사람으로 성장해주길 바라는 마음에서 캠페인에 동참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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