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자 앉은 후 "무릎이 아파" 바닥에 앉아 진술
7일 오후 1시 30분쯤 대구지방법원 구치감 앞. 대구구치소에서 출발한 호송차량이 서서히 법원 정문을 지나 구치감 앞에 멈췄다. 호송차량에서 상주 '농약 사이다 살인 사건'의 피고인 A(82) 할머니가 힘겹게 내렸다. 연한 녹색 죄수복에 마스크를 쓴 A할머니가 언론에 처음으로 공개된 순간이었다.
굽은 허리 탓에 지팡이를 짚은 A할머니는 대구구치소 직원의 부축을 받으며 법정으로 향했다. 할머니가 법정에 들어서자 가족들의 흐느낌도 들렸다. 변호인 옆에 앉은 할머니는 눈을 지그시 감은 채 왼손으로 연신 머리를 쓰다듬었다. 재판부가 피고인의 신상을 확인하는 인정신문을 시작하자 할머니는 재판관의 말이 잘 들리지 않은 탓인지 쉽게 대답하지 못했다. 재판부가 "말 들리세요?"라고 재차 묻자 변호인의 도움을 얻고서야 "네"라고 대답했다. A할머니는 오른쪽 청력이 좋지 않은지 왼쪽 귀를 변호인 쪽으로 갖다대며 인정신문을 마쳤다.
검찰이 이번 사건에 대해 본격적인 증거를 제시할 즈음 할머니는 더 이상 의자에 앉기 힘들다는 듯 변호인을 통해 바닥에 앉게 해 줄 것을 요구했다. 무릎이 불편하다는 이유에서였다. 변호인이 "할머니가 의자에 앉는 것을 너무 불편해 한다. 무릎이 아프다. 바닥에 앉고 싶어 한다"고 했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구치소에 문의한 결과 건강에 별 이상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바닥에 앉아도 좋다"고 했다. A할머니는 구치소 생활에서도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 구치소 관계자는 "할머니가 종종 짜증을 내서 동료 수감자들이 힘들어하기도 했다"며 "재판을 앞두고 심리적으로 불안한 탓 아니겠느냐"고 했다. 변호인 측은 "할머니가 평소 무릎이 좋지 않고, 종종 어지럽다는 증상도 호소하지만 최대한 재판에 참여할 수 있도록 본인도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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