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바생 퇴직금 못 받아 진정 제출, 노동청 10차례 방문…6개월 걸려
"아르바이트생(알바생)들의 권익을 지켜줄 근로감독관은 없나요."
20개월이 지나도록 퇴직금을 받지 못한 아르바이트생을 위해 알바노조가 공식 항의에 나서 눈길을 끌고 있다.
대구 수성구 한 아이스크림 가게에서 2년여 간 아르바이트생으로 일했던 서상도(27) 씨. 허리 디스크가 심해져 일을 할 수 없게 된 그는 사업주에게 일을 그만두게 됐다며 퇴직금 정리를 부탁했다. 하지만 사업주는 퇴직금을 한 푼도 줄 수 없다며 거절했다. 건강 악화로 다른 일을 구할 수 없는데다 치료비까지 필요했던 서 씨는 퇴직금을 받기 위해 2014년 4월 대구지방고용노동청에 진정서를 접수했다. 그러나 대구고용청이 체불임금 확인서를 발급해준 것은 그로부터 6개월이나 지난 뒤였다. 어렵사리 사업주가 서 씨에게 퇴직금 160만원과 미지불 주휴수당 등을 포함해 총 579만원을 지급하는 것으로 사건 처리가 되는 듯했다.
하지만 사업주가 체불임금에 대해 부당이익금 반환소송을 제기하면서 서 씨의 지루한 싸움은 계속됐다. 결국 일을 그만둔 지 20개월 후인 지난 11월에서야 법원으로부터 체불임금을 지급하라는 판결을 받을 수 있었다. 서 씨는 "법원 명령이 있었지만 아직 돈을 받지는 못했다. 돈을 주지 않기 위해 소송까지 벌인 사업주도 원망스럽지만, 10차례 가까이 찾아갔지만 6개월이나 걸려 일을 처리해준 고용청 근로관리감독관의 근무 태만에 더 화가 난다"고 말했다.
알바노조는 '서 씨의 사연'이 알바들이 처한 사회적 지위를 대변하는 사건이라며 지난 2일 고용청 앞에서 항의 집회를 가지는 등 공론화에 나서고 있다.
알바노조 대구지부는 "체불임금을 진정하면 고용청은 최대 50일 이내에 사건을 처리해야 하지만, 서 씨 사례처럼 제때 사건을 처리하지 않아 수개월간 사업주와 다툼을 벌이는 경우가 잦다"며 "고용청과 근로감독관은 서 씨의 재판 진행에 대한 확인도 전혀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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