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주물량 2만7천여 가구 대기, 신규 분양단지 프리미엄 하락…집값 상승률 꺾일 듯
대구 아파트 시장이 최종 성적표를 기다리고 있다.
2013년부터 뜨거워지기 시작한 아파트 분양 성적이 내년부터 이어질 '입주' 성적표에 따라 희비가 엇갈리기 때문이다. 분양 전문가들은 "분양률만 높고 입주율이 좋지 않으면 사업 성공이 어렵다"고 진단했다.
현재 대구 아파트의 가채점 성적은 최종 시험에 낙제할 개연성을 내포하고 있다.
공급과잉 때문이다. 물량 초과는 입주율을 떨어뜨리고 다시 부동산 빙하기를 부르는 마중물로 작용한다는 점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특히 대구의 경우 테크노폴리스, 신서혁신도시, 금호지구 등 기존 주택의 멸실이 없는 가운데 이뤄지는 대규모 공급이란 점에서 공급 과잉 경고음은 더욱 요란해지고 있다.
6일 부동산114 조사에 따르면 수년째 집값 상승률 1위를 기록 중인 대구는 입주 물량이 올해 1만4천76가구에서 내년에는 2만7천298가구가 대기하면서 집값 상승세가 한풀 꺾일 가능성이 크다. 2017년에도 1만8천622가구가 입주를 기다리고 있다. 더욱이 대구 시장은 실수요자보다 투기 자금이 시장에 대거 유입되면서 시장 상황에 따라 미입주 도미노 사태가 연출될 수도 있다고 전문가들은 경고하고 있다.
실제 대구 신규 분양 단지들은 최근 수천만원에 달하는 웃돈이 반 토막 나는 등 하락세를 걷고 있다. 권오인 한국공인중개사협회 이사는 "대구 대다수 분양 아파트들의 프리미엄이 분양 초기보다 많게는 50% 가까이 빠졌다"며 "2000년대 대구 부동산 시장을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고 진단했다.
대구는 앞서 2000년대 초'중반 치른 부동산 시험에서도 낙제한 경험이 있다.
2000년대부터 쏟아진 아파트 분양에 입주 시점인 2005년부터 공급과잉이 초래됐고 악성 미분양(준공 후 미분양)이 대거 양산됐다. 미분양의 무덤이란 오명도 이때 얻었다. 이후 대구는 2011년 말까지 한 해 아파트 입주 물량이 적정 수준의 4분의 1인 3천여 가구에 불과했다. 극심한 부동산 빙하기(2006~2011년) 뒤엔 또다시 간빙기가 찾아왔고 지금까지 대구발 부동산 활황이 이어지고 있지만 살얼음판이다.
연말 미국의 금리 인상 가능성과 내년부터 시행될 가계부채 관리대책도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올해 3분기까지 중도금대출이 9조원 넘게 증가했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에 따르면 지난 9월 중도금대출 잔액은 41조6천억원. 이는 지난해 말 잔액인 32조5천억원에 견줘 9조1천억원 늘어난 수치며 같은 기간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순증액(18조3천억원)의 절반(49.7%)에 가깝다. 중도금대출 같은 집단대출은 입주 시점에서 아파트 가격 하락이나 대출금리 인상 등으로 분양 취소나 건설업 신용 악화로 이어지는 잠재적 요인이 될 수 있어 경계를 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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