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골 50대 5개월 만에 발견…황혼 고독사, 중년이 더 많다

입력 2015-12-05 01:00:03

작년 1천명 넘어 47% 증가…50대 최다, 40대·60대 順 후견인·결연사업 확대해야

가족이 없거나 가족과 왕래 없이 홀로 지내다가 쓸쓸히 죽음을 맞는 고독사가 늘고 있다. 특히 과거 노인층에서 주로 발생했던 고독사가 최근에는 청장년층으로까지 번지면서 사회와 단절된 채 살아가는 1인 가구에 대한 대책이 절실하다는 지적이다.

이달 3일 대구 달서구 상인동의 한 아파트에서 A(55) 씨가 거의 백골이 된 상태로 숨진 채 발견됐다. A씨는 약 5개월 전에 사망한 것으로 추정되지만 이혼 후 홀로 지내던 그의 죽음을 안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앞서 1일에도 달서구 한 원룸에서 홀로 지내던 기초생활보장 수급자 B(68) 씨가 숨진 지 두 달여 만에 미라 상태로 발견됐다. B씨도 이혼 후 혼자 살고 있었고, 가족과 왕래가 없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고독사의 증가는 홀로 사는 1인 가구가 느는 것과 궤를 같이하고 있다. 고독사는 아직 법률적으로나 학문적으로 개념이 정립되지 않아 정확한 통계는 부족하다. 다만 고독사 추이를 짐작해볼 수 있는 무연고 사망자 통계를 살펴보면 전국적으로 2011년 682명에서 지난해 1천8명으로 4년간 47.8%나 증가했다.

최근 눈에 띄는 점은 과거와 달리 40, 50대 고독사가 급증하고 있다는 것이다. 유품 정리 대행업체 스위퍼스가 2012년부터 올 9월까지 맡은 234건의 고독사 유품 정리 및 장례를 분석한 결과, 연령별로는 50대가 39.3%(92명)로 가장 많았다. 뒤를 이어 40대가 16.6%(39명), 60대가 14.1%(33명), 70대가 11.6%(27명) 등의 순이었다. 성별은 남성이 189명으로 80.8%를 차지해 여성(45명'19.2%)에 비해 훨씬 많았다.

이런 현상은 사회적 관심이 노인과 여성에 대한 권익 보호에 집중되면서 상대적으로 중년 남성들이 국가안전망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고독사를 줄이기 위해서는 사회관계망 회복이 선행돼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한국1인가구연합 고독사방지센터는 "고독사의 주요 원인은 인간관계망 약화이므로 근본적인 해결책은 결국 붕괴된 관계망을 복원하는 것이다"며 "후견인 등이 되어주는 법률지원단을 운영하고 1인 가구에 제2의 가족과 결연을 하는 등 고독사 방지 운동을 확대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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