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특허 개방해 중소기업의 '진정한 동반자' 자임한 삼성

입력 2015-12-04 01:00:03

3만6천 건 특허기술 조건 없이 개방한 삼성

의료기기 분야 중소기업 지원도 적극 나서

대기업이 독점한 특허를 중소기업에 개방하고 최적의 활용 방안을 찾는 설명회가 3일 대구에서 열렸다. 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대구창조경제혁신센터가 마련한 이 설명회는 최근 삼성그룹이 무상 개방한 의료기기 분야 특허 448건의 이전과 적용 방안 등을 자세히 안내하는 자리였다. 삼성과 같은 대기업이 자체 독점 기술을 작은 기업들에 조건 없이 내놓고 국내 의료기기 산업 발전을 위해 중요한 발판을 깔아놓은 것은 그 의미가 매우 크다.

삼성은 최근 삼성전자, 삼성 SDI 등 계열사들이 보유한 특허 3만6천 건을 조건 없이 개방했다. 대기업이 중소기업에 무상으로 특허를 개방한 것은 그동안 우리 기업의 생리나 배타적 기업 환경에 비춰볼 때 이례적이다. 그럼에도 삼성은 고유 기술에 대한 독점의 벽을 과감히 허물고 공유의 길을 선택했다. 새로운 기술 생태계에 대한 시대적 요구나 기업 간 상생과 동반 성장이 기업 자율과 공동체적 가치에 기반해야 꽃을 피울 수 있다는 점에서 삼성의 조건 없는 특허 개방이 시사하는 바가 크다.

국내 중소기업 특히 의료기기 분야의 가장 큰 취약점은 낮은 기술력과 브랜드 인지도다. 이 때문에 의료기기 제품 개발과 사업화에 어려움을 겪고 시장 확보에도 큰 걸림돌이 됐다. 이런 열악한 환경과 여건에서 대기업이 관련 특허를 아낌없이 개방하고 손을 내민 것은 중소기업에는 천군만마나 다름없다. 특히 '메디시티'를 지향하는 대구경북의 입장에서 기술력이 탄탄한 중소기업의 성장은 지역 의료산업 발전과 경제 활성화에도 큰 도움이 된다.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는 말이 있다. 아무리 뛰어난 특허 기술이라 하더라도 이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면 소용이 없다. 특허 기술 활용에 필요한 시설과 장비, 전문 인력이 모자라면 제품화는커녕 그냥 그림의 떡이다.

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 등 유관 기관들은 삼성과 적극적으로 협력해 중소기업이 특허기술을 활용하고 한 단계 더 발전시킬 수 있도록 후속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그래야 중소기업이 특허 기술을 밑거름으로 자생력을 갖추고 기술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다. 귀한 기업 자산을 사회에 내놓은 삼성의 용단에 박수를 보내고 국내 중소기업의 분발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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