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프라=발저' 한 몸으로 굴러 가라
아쉽게 올 시즌에는 실패로 끝났지만, 대구FC는 머지않아 K리그 클래식(1부 리그)으로 승격할 것으로 보인다. 승격에 대한 구단 수뇌부의 의지가 높기 때문이다. 이런 의지에 따라 구단 예산이 늘어나면 좋은 성적은 뒤따라오기 마련이다.
대구의 조광래 사장은 2014년 9월 부임 이후 한결같이 '축구로 승부를 걸겠다'고 했다. 축구만 잘하면 관람객이 늘어나 인기구단으로 자리 잡는다는 것이다. 아직 대구가 한 차례도 정규리그나 컵대회에서 우승 트로피를 거머쥐지 못했기에 조 사장의 주장이 실현될 수도 있다.
하지만 프로축구가 인기 스포츠로 자리 잡지 못한 국내 실정상 대구가 승격한다고 해도 팬과 대구시민들의 폭발적인 사랑을 받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대구가 1부 리그에 있을 때에도 1경기 평균 유료 관중은 1천 명 안팎이었다.
따라서 시민들로부터 사랑받는 구단을 만들려면 성적에 관계없이 일정한 유료 관람객을 모으는 특별한 노력이 필요하다. 투 트랙 전략으로, 1부 리그 승격을 위한 경기력 유지와 시민구단의 정체성 확립을 동시에 추진해야 한다. 프로는 관람객이 없으면 살아남지 못한다.
구체적으로 성적 내기와 함께 전용구장 조성, 클럽하우스 마련 등 인프라 구축, 지역친화적인 활동이 필요하다. 대구는 2003년 K리그 데뷔 후 13시즌 동안 단기'장기적인 발전 방안을 놓고 엇박자를 내왔다. 초창기 '승부사' 박종환 감독이 이끌 때는 성적 내기에 치중했다. 역대 단장과 사장 중에는 경영 능력이 뛰어난 인사가 여럿 있었지만 이들은 단기간에 자신의 능력을 알리려고 치적 쌓기에 급급했다. 되짚어보면 화려한 계획과는 달리 실질적인 미래 발전 전략을 세우지 못했다.
다행스러운 것은 현 구단주인 권영진 시장이 '인프라=발전'이란 등식을 명확히 이해하고 있다는 점이다. 권 시장의 의지에 따라 대구시는 대구시민운동장의 리모델링을 통한 전용구장 조성을 추진하고 있다. 대구의 전용구장은 관람객 1만 명 수용 규모로 건립될 예정이다. 또 시민운동장에는 대구의 미래 자원을 키우는 유소년센터도 마련된다.
무엇보다 시민구단의 정체성을 살리는 지역친화적인 활동은 꾸준히 추진돼야 한다. 당장 성과가 보이지 않더라도 50년, 100년 후의 명문구단을 꿈꾸며 대구시민들을 팬으로 만들어야 한다. 구단이 선수들을 초'중학교에 파견, 배식봉사를 하고 사인회를 여는 이벤트 등을 활성화해야 한다.
프로축구가 시민의 여가 활동으로 자리 잡을 때까지 축구장을 무료 개방하는 것도 필요하다. 기업과 단체를 대상으로 시즌 티켓을 일정 물량 팔아 유료 관중을 확보하는 대신 대구의 홈 경기를 시민 누구나 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무료 관중'이 프로축구의 가치를 일부 훼손하더라도 마케팅을 할 수 있는 시장을 만드는 것이 더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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