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위권 학생 인문계 '웃음' 자연계 '울상'…수능 성적표 받은 고3 교실

입력 2015-12-02 16:16:25

2일 201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만점을 받은 대구 정화여고 김채연(가운데) 학생이 수능 성적표를 보며 친구들의 축하를 받고 있다. 성일권 기자 sungig@msnet.co.kr
2일 201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만점을 받은 대구 정화여고 김채연(가운데) 학생이 수능 성적표를 보며 친구들의 축하를 받고 있다. 성일권 기자 sungig@msnet.co.kr

수능시험 성적표를 받아든 수험생들 사이에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이 가운데 특히 울상인 이들은 평소 성적이 좋았던 자연계열 수험생들. 수능시험이 어려웠던 탓에 기대보다 성적이 낮아진 경우가 적지 않고, 과학탐구 영역 선택과목의 난이도가 들쑥날쑥해 표준점수 산정 과정에서 손해를 보는 상황이 생기고 있기 때문이다.

2일 수능시험 성적표가 수험생들에게 일제히 배부된 가운데 각 고교의 3학년 교실에선 안도의 한숨과 탄식이 교차했다. 기대보다 표준점수와 등급이 내려간 수험생들 얼굴에는 그림자가 드리워졌다. 다들 주위 친구들과 성적을 비교해보고 각 입시 업체가 내놓은 배치기준표를 보면서 정시모집 때 지원할 대학을 찾아보느라 여념이 없었다.

정화여고 인문계열 3학년 A양은 이번 수능시험에서 532점(표준점수 기준)을 받아 9월 모의평가 때(519점)보다 성적이 올랐다. 수시모집에선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경제학부에 지원한 상태. 수시에서 탈락하더라도 정시에서 같은 곳에 지원할 생각이다. A양은 "자연계열은 시험이 까다로웠다는데 인문계열은 그만큼 어려웠던 것 같지는 않다"고 했다.

덕원고 진학부장인 이준영 교사의 이야기도 비슷했다. 자연계열 상위권 수험생들과 달리 인문계열 상위권 수험생들은 얼굴에 웃음꽃이 핀 경우가 적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 교사는 "인문계열 경우 최상위권은 드물지만 원점수 400점 만점을 기준으로 할 때 370~390점 사이인 상위권은 제법 두텁게 형성된 것 같다"고 했다.

반면 자연계열 상위권 학생들은 그다지 표정이 밝지 않은 모습이었다. 대건고 자연계열 3학년 B군은 정시모집 때 애초 계획보다 좀 더 합격선이 낮은 대학에 지원할 생각이다. 6, 9월 모의평가가 쉬워 이번 수능시험도 비슷한 수준일 것으로 예상했으나 어렵게 출제된 탓에 성적(표준점수 합계 503점)이 기대에 못 미쳤기 때문.

B군은 "과학탐구 영역의 선택과목 간 난이도 차이가 커서 표준점수 격차가 심하게 벌어진 탓에 입시 전략을 세우기 더 어려워졌다"며 "서울권 대학의 수의예과를 지망하려다 경북대 수의예과 쪽으로 방향을 트는 방안을 고민 중"이라고 했다.

송원학원 진학실은 우선 수능시험 영역별 성적을 분석, 자신의 위치를 정확히 파악해야 할 때라고 조언했다. 차상로 진학실장은 "수시모집에서 정시모집으로 이월되는 인원, 선택과목의 대학별 변환점수, 학생부 반영 과목과 반영 방법 및 등급 간 점수 차이까지 꼼꼼히 확인하면서 정시 지원 전략을 짜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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