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촌에서 월배로… '매출 1등' 바뀌었다

입력 2015-12-01 01:00:06

이마트 매출 지도 3년새 급변, 신규 아파트 입주·교통망 개선

대구의 유통지도가 바뀌고 있다. 2012년 말부터 거세게 몰아치고 있는 부동산 태풍이 유통업계마저 재편하는 형국이다. 특히 2016년 12월 동대구복합환승센터에 지역 최대 규모의 신세계백화점이 상륙할 예정이어서 대구지역 유통 질서의 추가 구조조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신서혁신도시, 금호신도시, 대구테크노폴리스 등 대형 택지개발지구 조성과 도시철도 3호선, 4차 순환도로 개통 등 교통 인프라 구축도 유통의 지각 변동을 재촉하고 있다.

실제 대구지역 상권은 아파트를 따라 동서로 이동한 것으로 나타났다. 본지 취재진이 대구지역 이마트 8개점의 지난해 매출을 분석한 결과, 최근 신규 아파트 입주가 가장 많았던 이마트 월배점이 부동의 매출 1위를 기록하던 이마트 만촌점을 추월한 것으로 조사됐다.

중하위권이었던 경산점 역시 중산지구 개발과 함께 신규 아파트 입주가 급증하면서 같은 해 칠성점 및 성서점을 따돌리고 만촌점에 이어 지역 점포 중 매출 3위에 올라섰다. 월배와 경산은 최근 3년간 아파트 2천여 가구가 분양됐거나 일부 입주를 마쳤다.

이마트 관계자는 "대구의 경우 2010년 이전까지는 시내지역 점포의 매출이 높았지만 2014년을 기점으로 월배'경산점이 강세를 보이는 등 신규 아파트 입주가 늘어난 동쪽과 서쪽으로 옮겨가고 있다"며 "올해도 매출 면에선 월배와 만촌점의 매출 간격이 더욱 벌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역 백화점의 질서도 재편이 예고되고 있다. 내년 말 동대구복합환승센터에 신세계백화점이 들어서면 대구는 롯데'현대'신세계 등 이른바 국내 '빅 3' 백화점이 모두 경쟁체제를 갖추면서 총성 없는 고객 확보 전쟁이 시작되기 때문이다. 현재 현대백화점이 입점 1년 만에 롯데백화점 대구점이 가지고 있던 매출 1위 자리를 거머쥐었고 지금까지도 왕좌(?)를 지키고 있다. 규모 면에서 현대백화점보다 두 배나 큰 신세계백화점이 입점하면 현대가 매출 1위 자리를 고수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전국에서 유일하게 토종 백화점의 명맥을 이어온 대구백화점의 생존전략도 관심거리다. 아울러 동대구복합환승센터 내 신세계백화점과 대구역사에 있는 롯데백화점 대구점은 경부선 철로를 따라 유입되는 김천'구미 등지의 고객들을 두고 한 치의 양보도 없는 쟁탈전을 벌일 전망이다.

김상현 전 한국유통학회 회장(영남대 경영학과 교수)은 "동대구복합환승센터 내 신세계백화점은 사실상 지역에 처음 뿌리내리는 대형유통몰이라는 점에서 상당한 의미를 가진다. 현재 구매력이 상승하고 있는 경산'동구'수성권의 상권 흡수는 물론 경부선을 따라 광역상권의 면모를 갖출 것으로 보인다"면서 "롯데'현대'대구백화점의 유통 지위가 크게 재편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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