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러낸 제자 중 70%는 포항 출신
"예천에서 태어나 대구에서 대륜고등학교와 경북대학교 국어교육학과를 졸업했지만 포항에서 교직 생활의 절반을 보냈고 길러낸 제자 중 70%는 이곳 포항 출신입니다. 퇴임 후에도 여생을 제2의 고향 포항에서 보내려고 합니다."
퇴임을 90여 일 남겨둔 포항고등학교 권오진(63) 교장을 20일 이 학교 '웅비축제'에서 만났다. 그의 포항과 남다른 인연을 들어봤다.
"임용된 지 12년 만인 1987년 3월 포항고에 부임해 5년을 보냈죠. 당시 포항고는 동해안의 명문으로 최고 전성기 시절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죠. 포항고를 떠나서는 포항여고에서도 5년 동안 아이들을 가르쳤습니다. 두 학교의 '똑똑한' 아이들 가르치느라 힘도 절로 솟아났었습니다."
그때 배출한 제자들이 포항을 비롯한 전국 곳곳에서 판사'검사'교사'고위 공무원'의사'대기업 이사 등으로 이제는 사회 곳곳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지난 1997년 포항을 떠났다가 울진 죽변고등학교를 거쳐 장학사로 7년을 근무하고 2006년 다시 포항 창포중학교로 돌아왔죠. 하지만 집은 계속 포항에 있었습니다. 그 사이 제 아들도 포항고등학교와 대학을 졸업했고 현재 대기업에 근무 중입니다."
뒤이어 권 교장은 영덕 병곡중학교와 포항의 신설 두호고등학교 교장으로 근무하다 2013년 9월 현재의 포항고등학교 교장으로 돌아왔다. 1992년 포항고를 떠난 지 21년 만에 다시 돌아온 것이다. 이 때문에 권 교장의 학교에 대한 애정은 더욱 뜨겁다. 과학 중점과정이 권 교장 부임 후 성과를 내면서 수시를 비롯한 이공계 진학률이 계속 증가하고 있다. 최근에는 문과 학생들에게도 R&E 프로그램을 도입해 다양한 전형에 맞춘 타깃 입시전략에도 정성을 쏟고 있다.
"예전의 포항고는 화려했었지만 현재의 포항고는 내실이 탄탄합니다. 공립고지만 포항고가 가지는 명성이 있어서인지 선생님들의 열의도 남다르고 아이들도 열심히 따라옵니다. 일반계고 평가에서도 경북도내 2위에 오르기도 했습니다."
권 교장의 학생지도에 대한 철학은 한마디로 '사랑과 칭찬'이다. 포항고에 이른바 '칭찬 장학금'이 있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성적만을 잣대로 학생을 보지 않겠다는 뜻이다.
"40년 교직생활 동안 다양한 지역의 다양한 학생들을 만나봤습니다. 질책보다는 사랑으로 감싸 안으면 문제 학생도 마음을 잡더군요. 마음을 잡으면 공부는 저절로 따라오죠. 더욱이 포항지역 학생들의 자질과 교육환경은 우수합니다."
이번 축제에 1, 2학년 학생들이 준비한 전시와 체험부스를 빠짐없이 들여다본 권 교장은 이날 저녁 공연이 끝날 때까지도 연신 박수로 학생들에게 호응하며 넘치는 제자 사랑을 드러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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