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고부] 양식 연어

입력 2015-11-23 01:00:03

연어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나라가 '노르웨이'다. 그도 그럴 것이 노르웨이는 세계 최대 연어 수출국이다. 연어 수출을 통해 벌어들이는 돈이 연간 약 6조원에 이른다. 인구 508만 명인 나라에서 매년 3천700만 명이 먹을 연어를 생산해 150여 개국에 수출한다.

연어 하면 떠오르는 또 다른 단어는 '회귀성 어족'이라는 것이다. 하천에서 부화한 연어는 자라면서 바다를 향한다. 그리고 3~5년간 자란 후 자신이 태어난 하천으로 되돌아와 산란한다. 모천회귀다.

하지만 노르웨이에서 연어는 더 이상 회귀성 어족이 아니다. 노르웨이의 주 수입원은 '강에서 태어나 바다로 나가 성장 후 알을 낳기 위해 다시 고향을 찾은' 회귀성 연어가 아니라 농사를 짓듯 키운 '양식 연어'다. 여기엔 '마린 하베스트사'의 집념이 작용했다. 이 회사는 50년 전인 1965년 '회귀성 연어'를 버리고 '가두리 양식 연어'를 택했다. 올해 이 회사는 세계 수요의 5분의 1인 43만t의 연어를 생산, 공급할 계획이다.

우리나라도 한때 연어가 많이 잡혔다. 1890년대 두만강에서만 연간 50만 마리를 잡았다는 조사 기록이 있다. 원산 앞 영흥만과 연결되는 여러 하천에서는 작살로만 하루 2천~3천 마리를 잡았다고 한다. '세종실록지리지'에는 '중국 사신이 건어물 무역을 의뢰하여 함길도(지금의 함경도)와 강원도에 건연어를 때맞추어 준비하게 하였다'는 기록이 있다. 이미 조선시대 동해안 생산 연어가 특산품으로 자리 잡고 있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요즘 우리나라는 연어 수입국이다. 지난해 2만2천801t의 연어를 수입했다. 약 3천억원 상당을 들여왔다. '한국산 연어'는 듣기 힘들다.

강원도 고성 앞바다에서 연어 양식에 성공해 시범 출하를 앞두고 있다. '한국산 연어'의 맥을 이으려는 작업이 작은 결실이나마 맺은 것은 그나마 다행이다. 수산양식업이 세계의 주력 산업으로 부상할 것이라는 것이 많은 미래학자들의 전망이다. 노르웨이의 한 작은 회사가 양식 연어를 팔아 세계적 기업으로 성장한 과정은 이런 전망이 헛되지 않음을 증명한다.

우리나라 역시 양식업 비중이 낮지 않다. 아니 수산 양식 세계 12위의 수산 대국이다. 단위면적당 양식량은 세계 1위다. 문제는 알아주는 이가 별로 없다는 것이다. 연어 하면 노르웨이를 떠올리듯, 떠오르는 것이 없다는 것은 아직 할 일이 많이 남았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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