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의 가장 화려했던 시절로 간주되는 17세기 '태양왕' 루이 14세 통치기의 실존 인물인 프랑수아 바텔(Francois Vatel)을 소재로 한 작품이다. 영화에서처럼 부르봉 콩데 가문의 샹티이 성에서 시종장으로 일한 그는 국왕을 모신 연회를 성공적으로 치르지 못하게 되자 자책감으로 자살을 택한다.
왕과 귀족들은 현실 세계의 고뇌와는 차단된 채 한가로이 지상 최고의 즐거움을 구가하는 반면, 그러한 즐거움을 제공하기 위해 다른 이들은 모두 노예와 다름없는 처지로 전락해 충성을 강요받는다. 의무를 완수하기 위해 엄청난 중압감에 시달리면서 목숨을 바치기도 하지만 권력자들의 눈에 이는 대수롭지 않다. 결국 어떠한 대가를 치르면서 왕실의 화려함이 구현된 것인지를 알게 되면 이는 더 이상 부러워할 만한 영화가 아닌 우스꽝스럽고 철모르는 장난처럼 보이지만 결코 그것이 저항하거나 비웃음으로 넘어갈 수 있는 것이 아니기에 절망감은 더욱 깊어간다.
가히 프랑스의 국민 배우라 할 수 있는 제라르 드파르디외가 우직하고 책임감 강한 바텔을 연기하고, 할리우드의 우마 서먼이 왕실 뭇 남성들의 사랑을 받는 몽토지에 부인을 맡았다. 그 외에도 팀 로스, 줄리안 샌즈 등 대서양 양편의 쟁쟁한 배우들이 출연한다. 2000년 칸 영화제의 개막작으로 선정된 이 작품은 2001년 아카데미 영화상 최우수미술 부문 후보로 선정되었으며 세자르 최우수미술상을 수상했다.
감독 롤랑 조페는 1984년 데이빗 퍼트냄의 제의에 의해 '킬링 필드'로 데뷔한 뒤 '미션'(1986)을 통해 1986년 칸 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과 아카데미 2개 부문을 수상했고, '시티 오브 조이' 등의 작품을 발표했다. 러닝타임 11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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