쓸어야? 놔둬야? 낙엽 딜레마…각 구청 "이러지도 저러지도"

입력 2015-11-18 01:00:05

"보행·운전에 지장" 민원 빗발…일부선 "가을 정취 느끼게 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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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엽 쓸어야 하나 말아야 하나.\' 17일 대구 중구 국채보상운동기념공원 주변을 비롯한 대구시내 곳곳에 낙엽이 수북이 쌓여 뒹굴고 있다. 우태욱 기자 woo@msnet.co.kr

'낙엽을 쓸어야 하나 말아야 하나?'

자치단체들이 '낙엽'에 울고 웃고 있다. 가을에서 초겨울로 접어드는 이맘때마다 낙엽을 치워달라는 민원이 빗발치고 있지만 일부에서는 가을 정취를 느낄 수 있도록 그대로 둬 달라는 요구도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대구시는 매년 가을철이면 시민들에게 도심에서 낙엽을 밟는 즐거움을 주고자 일부 구간에는 일부러 낙엽을 그대로 둔다. 올해는 지난달 말 대구스타디움 일대, 대구수목원, 두류공원 등 20곳을 도심에서 쉽게 가을 정취를 만끽할 수 있는 '추억의 가을 길'로 선정했다. 낙엽을 밟으며 사색, 산책하기 좋은 길로, 낙엽을 쓸지 않고 자연스럽게 날아다니도록 놔두고 있다.

하지만 도심 곳곳에 낙엽이 날리기 시작하면서 각 구'군에는 낙엽 민원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특히 최근 비가 자주 내리면서 보행, 운전에 지장을 준다며 낙엽을 치워달라는 전화가 쇄도하고 있다. 이외 ▷인도에서 날아온 낙엽이 차에 붙어 시야가 가린다 ▷낙엽 더미가 하수구를 막아 냄새가 난다 ▷비에 젖은 낙엽을 밟아 미끄러졌다 등의 이유로 낙엽을 쓸어달라는 민원이 넘쳐나고 있다. 지난 2010년 대구시는 중구 봉산문화거리를 '낙엽 밟는 거리'로 지정해 도로와 인도에 낙엽을 그대로 놔둔 적이 있었지만 결국 민원 때문에 바로 중단해야 했다.

이에 반해 인근 주민들이 오히려 낙엽을 치우지 말라고 요구하는 곳도 종종 있다. 인적이 드문 아파트 단지, 공원, 주택가 혹은 중구 근대골목, 김광석길 등 관광지에는 오히려 낙엽을 깔아놓는 게 보기 좋지 않으냐는 문의가 많다. 환경미화원 김모(46) 씨는 "관광지 주변 상인들은 가을 정취를 만끽하러 오는 사람들을 위해 낙엽을 그대로 두는 게 더 낫다고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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