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전략 공천 안 된다는 대구시민의 뜻, 새누리당은 명심하라

입력 2015-11-17 02:00:04

"대구경북 국회의원의 물갈이에는 찬성하지만, 그 방식은 전략 공천이 아닌 공정한 경선이어야 한다." 매일신문이 코리아 리서치에 의뢰해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확인된 대구시민의 내년 총선 공천에 대한 의견이다. 이는 한편으로는 현역 국회의원에 대한 대구시민의 불만이 많다는 것이고, 다른 한편으로는 청와대 참모 출신과 각료들의 무혈입성에 대해서는 거부감을 갖고 있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조사결과 'TK 물갈이론'에 '공감한다'는 의견이 54.0%로, '공감하지 않는다'(30.8%)보다 압도적으로 높았다. 특히 공감한다는 의견 중에서도 '매우 공감한다'가 26.2%로 '대체로 공감한다'(27.8%)와 거의 대등한 점이 눈에 띈다. 이는 그만큼 대구경북 현역의원의 정치력이나 중량감, 지역 발전 기여도에 대한 실망감이 크다는 것이며, 결국 대구경북의 정치판을 바꿔야 한다는 데로 의견이 모이고 있음을 보여준다.

문제는 이런 판갈이를 어떤 방식으로 할 것이냐 하는 점이다. 이에 대해 대구시민은 공정한 경선을 택했다. 청와대 참모나 각료들이 출마해도 경선을 해야 한다는 의견이 60.6%였다. 반면 전략 공천은 28.1%에 지나지 않았다. 이는 당권을 장악한 세력에 줄만 대면 지역 주민의 바람이나 의사와 상관없이 국회의원 배지를 달 수 있었던 데 대한 거부감의 표출이라고 할 수 있다. 다른 말로 하면 새누리당 공천이 당선의 보증수표인 대구경북의 선거 풍토에서 전략 공천은 너무나 불공정하며 따라서 최소한 공천을 두고는 치열하게 경쟁하라는 뜻이라고도 하겠다.

현재 친박 주류에 의한 TK 물갈이론은 새누리당 내부에서도 비박계를 중심으로 비판이 나온다. 정두언 의원은 "염치없는 불공정행위"라고도 했다. 그러나 그렇게 볼 것만은 아니다. 자질과 능력, 지역에 대한 애정이 있으면 누구라도 출마할 수 있다. 하지만 공천은 공정해야 한다. 친박 주류라는 명함 하나만으로는 대구경북을 대표하는 국회의원이 될 수 없다. 치열한 경선을 통해 자격을 입증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것은 대구경북 유권자에게 절반이나마 선택권을 보장해주는 것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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