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둘째 주 현재 t당 19만원, 재강사들 매입 마저 중단
"고철 가격은 떨어지고 제강사들은 더 이상 고철을 사들이지 않습니다. 2008년 고철값 폭락 때의 악몽이 되살아날까 봐 걱정입니다."
국제 고철 가격이 하락하는 가운데 국내 제철'제강사들이 고철업체를 대상으로 '원가 낮추기'를 고집하고 있어 지역 고철업체들이 경영난을 겪고 있다. 철강 업황이 부진한 중에도 제철사의 실적은 크게 떨어지지 않는 이유가 중소업체를 대상으로 한 '단가 후려치기'라는 지적도 나온다.
1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내 고철 가격은 11월 둘째 주 현재 t당 19만원 수준으로 올해 6월 첫째 주 22만5천원보다 15%가량 떨어졌다. 2년 전의 절반 수준이다. 고철은 현대제철 등 제철'제강사들이 가동하는 '전기로'의 원료로, 철근과 H형강(H빔)을 만드는 데 쓰인다.
2012년 9월 t당 45만원을 웃돌던 국내 고철 가격은 같은 해 10월 40만원 선이 무너지며 떨어지기 시작했다. 이듬해 1월과 11월 40만원 선을 잠깐 회복했지만 이후 꾸준히 약세를 보이면서 지난해 11월 30만원 선이 붕괴됐고, 현재 역대 최저점을 기록하고 있다.
국내 고철 가격은 전기로 제강 능력이 1천200만t에 달하는 현대제철이 좌우하고 있다. 현대제철은 구매원가를 절감하고자 2년째 고철 매입 가격 인하 정책을 유지하고 있다.
이 같은 원가 절감은 그대로 실적으로 이어져, 현대제철의 올해 2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4.71% 증가한 4천332억원을 기록했다. 다만 지난 3분기 연결기준 영업익은 3천308억원을 기록해 지난 분기보다 23.63% 줄고 지난해 동기보다 11.98% 감소했다. 현대제철은 "현대하이스코를 인수하면서 외화환산손익 등 일회성 회계처리 비용이 반영돼 손익이 줄어들었다"고 밝혔다.
포스코와 한국철강, 대한제강 등 대다수 제철'제강사들이 매입가 인하와 더불어 고철을 제한적으로 매입하는 '입고 통제' 정책을 펼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더욱이 이들 기업이 국내산보다 가격이 비싼 대신 가공하기 쉽게 만든 '반제품'을 꾸준히 수입하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중소기업들은 "상생 의지가 부족하다"며 볼멘소리를 내고 있다.
이런 와중에 고철업체들은 맥없이 무너지고 있다. 현재 국내 고철 수집 전문업체는 8천~1만 곳으로 추정되며, 이 중에 350여 곳이 제강사에 직접 납품한다. 이들은 제철사를 원청으로 두고 1~3차 협력업체처럼 기능하는 만큼 수천 곳이 연쇄 부도 위기에 직면해 있다는 의미다.
대구 한 중소고철업체 관계자는 "고철 단가가 쉼 없이 떨어지는 바람에 매출이 30% 이상 줄었다"고 한숨지었다. 제철'제강사에 직접 납품하는 한 대규모 업체 측은 "평소처럼 정제 공정을 거친 고철을 줄어든 입고량에 맞춰 보내도 제철사 측은 오염물질이 많이 묻어 있다는 핑계를 대며 반송하기 일쑤다. 고철 가격은 계속 떨어지는데 철강 가격은 여전히 높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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