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타원점…신동빈 "99% 나 때문"
대기업들이 대거 뛰어들었던 '서울 면세점 쟁탈전'에서 두산과 신세계가 웃고 롯데와 SK가 울었다.
관세청 면세점 특허심사위원회가 14일 발표한 면세점 사업자 심사 결과 신세계디에프가 SK워커힐의 면세점 특허를 따냈다. 지난 7월 '1차 면세점 대전'에서 탈락했으나 재도전 끝에 서울 면세점 한 자리를 차지한 것이다. 신세계는 서울 회현동 신세계백화점 본점 신관(8~14층)과 메사빌딩(3~7층, 10~11층) 등에 면세점을 차린다.
신세계는 올 12월 15일 만료 예정인 부산 면세점 특허의 방어전에도 성공한 데다 입지 또한 기존 파라다이스호텔에서 센텀시티로 옮기기로 하는 등 신흥 면세점 강자로 떠올랐다. 하지만 SK네트웍스는 워커힐점을 빼앗기면서 23년 만에 면세점 사업을 접게 됐다.
'유통 신인'이나 다름없던 두산 역시 12월 중 만료되는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잠실)의 특허를 넘겨받으며 면세점 시장에 입성했다. 두산은 동대문역 인근 두산타워 내에 1만7천㎡ 규모 면세점을 조성할 계획이다. 두산 동현수 사장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동대문 상권 부활을 돕고 동대문을 서울 시내 대표적 관광 허브로 키우겠다"고 밝혔다.
'면세점 독과점' 논란과 경영권 분쟁 등 악재에 시달렸던 롯데는 이번 심사에서 알짜 매장인 월드타워점을 잃고 망연자실한 상황이다. 재승인 받은 소공점(명동)마저도 남대문에 들어설 신세계 면세점과 경쟁할 처지라 타격이 예상된다. 월드타워점의 지난해 매출은 4천820억원으로 서울 면세점 가운데 롯데 소공점, 장충동 호텔신라에 이어 세 번째로 매출이 많은 매장이다. 롯데는 1989년 잠실 롯데월드에 면세점을 개장해 운영하다 지난해 10월 제2 롯데월드로 자리를 옮겼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형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과 경영권 분쟁 중인 만큼 이번 심사 결과가 경영 성과에 '꼬투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내년 2월에 있을 롯데호텔 상장 작업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
이날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99%가 나 때문이다. 상상 못한 일이 일어났다. 어쩔 수 없이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롯데면세점이) 협력업체 포함 3천 명을 고용하고 있는데, 무엇보다 그분들에 대한 고용안정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면세점 면허업자 변경으로 면허가 만료되는 두 곳의 근무 인력 2천200명에 대한 고용문제가 당장 풀어야 할 현안으로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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