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검은 사제들'속 대구 명소 눈에 띄네

입력 2015-11-14 02:00:04

검은 사제들.
검은 사제들.

악령에 씐 소녀를 구하기 위해 기꺼이 희생하는 두 가톨릭 성직자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 '검은 사제들'이 현재 국내 박스오피스 1위를 기록하고 있다. 구마(마귀를 내쫓음) 예식 등 여러 가톨릭 요소가 흥미를 불러일으키고 있고, 주인공 강동원과 김윤석의 탁월한 연기도 흥행 요인이다. 또 대구 곳곳 명소가 영화에 등장해 대구 관객들의 관심도 모이고 있다.

검은 사제들은 개봉 7일째인 지난 11일 관객 수 200만 명을 돌파했다. 역대 11월 개봉한 한국영화 중 가장 빠른 기록이다. 최 부제 역을 맡은 강동원과 김 신부 역을 맡은 김윤석은 2009년 영화 '전우치'에서 먼저 만나 600만 관객을 모으기도 했다. 지난달 12일 열린 제작보고회에서 강동원은 "어머니께 부탁해 아는 신부님과 5일간 함께 지내며 가톨릭에 대해 배웠다"고 했고, 김윤석은 "아내와 아이들이 독실한 천주교 신자다. 또 오랫동안 알고 지낸 신부님들이 있어 배역에 참고했다"고 밝혔다.

영화에서 가장 관심을 끄는 키워드는 '구마'다. 일반인은 물론 신자들에게도 생소할 수 있지만, 200여 명의 구마 사제가 소속된 '가톨릭구마협회'가 실제로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해 7월 이 단체를 교회법상 인준 단체로 인정했다. 이 밖에도 영화는 가톨릭 관련 다양한 볼거리를 선사한다. 구마예식 장면에는 십자가와 마리아상 등 여러 종류의 가톨릭 성물이 등장한다. 두 주인공이 라틴어로 하는 기도도 인상적이고, 특히 강동원이 빼입은 수단(soutane'신부들의 검은색 평상복)과 로만 칼라 등 가톨릭 의상도 눈길을 끈다.

이 영화는 장재현 감독이 지난해 가톨릭영화제 등 여러 영화제에서 호평을 받은 자신의 단편영화 '열두 번째 보조 사제'를 장편으로 다시 만든 것이다. 탄탄한 원작을 바탕으로 카 체이싱(자동차 추격) 장면 등을 가미해 박진감을 높였다.

이야기의 배경은 서울이지만, 대구도 주요 촬영지가 됐다. 지난 3월 5일 영화 크랭크인(첫 촬영)부터 대구에서 이뤄졌다. 대구가톨릭대 유스티노캠퍼스, 계산성당, 월배성당 등 대구의 가톨릭 시설을 비롯해 영화 촬영 명소인 계명대 대명캠퍼스와 동성로 골목길이 등장한다.

영화는 해피엔딩이고, 강동원이 맡은 신학교 7학년 최 부제는 한 뼘 더 성장한다. 지난 11일 대구의 한 영화관에 잠시 짬을 내 영화를 보러 온 수녀들은 "늘 희생하며 살고자 하는 신부들의 소명을 보여주며, 한국 가톨릭의 이미지를 한층 더 높일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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