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흥기 맞은 대구경북 고교야구] <2>경주고

입력 2015-11-13 02:00:04

재창단 2년 만에 전국 8강…내년에 일낸다

2013년 연말에 야구부를 재창단한 경주고는 막강 마운드를 바탕으로 내년에 정상 도전을 노리고 있다. 김영진 기자 kyjmaeil@msnet.co.kr
2013년 연말에 야구부를 재창단한 경주고는 막강 마운드를 바탕으로 내년에 정상 도전을 노리고 있다. 김영진 기자 kyjmaeil@msnet.co.kr

경주고는 지난해 팀 재창단 2년 만에 전국의 야구 명문고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다크호스로 자리매김했다. 1'2학년이 주축이지만 올해 6월 황금사자기와 8월 대한야구협회장기에서 연거푸 8강에 올랐다. 야구부 해체의 아픔을 지켜봐야 했던 동문의 기대도 날로 커지고 있다.

내년에 전국대회 4강 이상을 노리는 경주고의 든든한 버팀목은 프로 구단들이 눈독을 들이고 있는 '2학년 원투 펀치' 장지훈과 김표승이다. 우완 정통파인 장지훈은 좋은 체격을 바탕으로 최고 시속 146km 직구와 130km대 슬라이더를 던진다. 지역 라이벌인 포항제철고와 격돌한 협회장기 8강전에서는 9.1이닝 10탈삼진 3실점(1자책)을 기록했다. 어깨 근육이 뭉치는 바람에 이달 9일 개막한 청룡기에는 나서지 않았으나 성장 가능성이 크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사이드암 투수인 김표승은 올해 8월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에서 빼어난 기량으로 자신의 존재감을 뽐냈다. 쿠바전에서 7.1이닝 4피안타 9탈삼진 3실점을 기록하는 등 3경기에 나서 '될 성 부른 떡잎'임을 인정받았다. 직구 구속은 135km 정도이지만 변화구가 예리하고, 경기운영 능력도 돋보인다. 체계적 훈련을 통해 근육만 좀 더 늘리면 구속도 향상될 것으로 기대된다. '누가 에이스인가'라는 질문에 정경훈(43) 경주고 감독은 "너무 어려운 질문"이라며 고개를 흔들면서도 "프로 구단의 지명이 확실한 선수들"이라고 흐뭇해했다.

정 감독은 프로야구 올드 팬들에게는 낯익은 인물이다. 1990~1999년 삼성 라이온즈와 한화 이글스에서 활약하며 개인 통산 0.244의 타율과 10홈런 135타점의 기록을 남겼다. 사령탑은 모교인 경주고에서 처음 맡았으나 지난해 봉황기에서 8강에 오르는 파란을 일으키며 주목받았다.

다만, 마운드와 비교하면 타격과 수비는 다소 아쉽다. 대진운도 좋지 않았지만 경주고가 늘 고비를 넘지 못한 이유다. 경주고는 6월 황금사자기 8강전에서는 타선이 침묵하면서 우승팀이었던 선린인터넷고에 1대2로 패했다. 이달 10일 청룡기 1회전 경기에서는 충암고와 팽팽한 투수전을 펼쳤지만 7회 1점, 9회 2점을 내주며 0대3으로 졌다. 두 경기 모두 김표승이 선발투수로 등판했으나 패전투수의 멍에를 썼다.

정 감독은 "야구를 중학교에서 시작한 선수가 적지 않고, 3학년도 4명에 불과해 아직은 팀을 만드는 과정"이라며 "박부성'이영준'최현진 등 1'2학년생들이 기대만큼 성장해주면 내년에는 우승도 가능하다"고 자평했다. 프로에서 영광과 좌절을 함께 맛본 그가 훈련 또 훈련을 외치는 이유이기도 하다. "타고난 자질이 부족하다면 남보다 두 배로 노력하면 된다"는 그가 이끄는 경주고는 그래서 내년이 더욱 기대되는 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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