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외·고속버스 승강장 한곳에 모아, 전국 여행 한결 편해진다
버스는 삶의 폭을 넓혀준다. 시내버스는 대구 안 일상을 도와주고, 고속'시외버스는 경계를 넘어 전국 어디든 데려다 준다. 고속'시외버스 터미널은 광역 이동권을 보장하는 전초기지로서 철도나 비행기가 갈 수 없는 먼 곳까지 사람과 사람을 이어준다. 내년 말이면 '광역교통의 심장'인 동대구복합환승센터가 들어선다. 새로운 교통 요충지로 떠오를 환승센터의 전망과 보완점을 살펴봤다.
◆2017년 미리 본 복합환승센터
2017년 1월 27일 오전 10시쯤 설 연휴가 시작되는 첫날 동대구복합환승센터는 오전부터 인산인해였다. 대구로 오거나 떠나려는 사람들과 이들을 배웅'마중하는 사람들로 가득했다. 고속버스와 시외버스는 환승센터 내 승강장을 들락날락하면서 귀향길 승객을 실어 날랐다. 택시 승강장에도 사람들은 줄을 서 있었고, 도시철도로 향하는 통로와 에스컬레이터에도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수성구 범어동에 사는 A(65) 씨는 외지로 나간 자식들을 맞으러 나왔다. 우선 A씨는 승용차를 환승센터 옆 박차장에 주차를 한 뒤 큰딸을 마중하러 동대구역으로 향했다. 오전 10시 10분쯤 서울에서 출발한 KTX가 도착했다는 안내가 전광판에 떴다. A씨는 출구를 향해 나온 큰딸을 보고 힘껏 손을 흔들었다.
상봉한 부녀는 곧장 환승센터로 향했다. 사물함에 짐을 넣은 뒤 백화점으로 발길을 옮겼다. 딸은 부모에게 줄 명절 선물을 사겠다며 여기저기를 둘러봤다. 명품 브랜드의 옷과 가방 등 잡화에서부터 각종 가전제품까지 진열돼 있었다. 명절을 맞아 가판에는 다양한 선물세트가 부녀를 맞이했다. 여가를 즐길 수 있는 영화관과 옥상공원의 테마파크는 수많은 사람으로 붐볐다.
A씨는 딸과 함께 오전 11시 30분쯤 광주에서 일하는 막내아들을 만나기 위해 고속버스 승강장으로 이동했다. 고속버스와 시외버스는 쉴 새 없이 승강장을 오갔다. 10분 남짓 기다린 끝에 광주에서 출발한 버스에서 내리는 아들을 만났다. 세 식구는 짐을 모두 챙겨 박차장에 세워둔 승용차를 타고 명절을 쇠러 집으로 향했다.
◆전국으로 가는 광역교통의 심장
환승센터에는 시내'시외'고속버스는 물론 도시철도와 고속철도, 택시, 승용차, 자전거 등 대중교통이 총집결한다. 각각의 교통수단이 서로 연속성 있게 연결돼 교통 편의를 높이는 효과가 기대된다. 이를 위해 주차시설뿐만 아니라 환승을 위한 보행편의시설, 환승 승강장 등도 함께 마련된다. 더불어 판매'여가시설과 업무시설, 공공시설 등을 결합해 교통'상업 수요를 극대화할 계획이다.
앞으로 대구의 동부'서부'남부'북부정류장 등 모두 4곳의 시외버스터미널 가운데 2곳(동부'남부)이 환승센터로 편입된다. 또 기존의 동대구고속버스터미널(한진, 금호, 중앙, 동양 등)도 합류한다. 이 덕분에 환승센터를 통해 갈 수 있는 곳은 다양해진다. 서울과 부산, 광주, 대전, 울산, 인천공항 등지로 오가는 고속버스와 영천, 경주, 포항, 울진, 청도, 밀양 등지를 다니는 시외버스를 한곳에서 이용할 수 있게 된다.
고속철도와 도시철도로 환승이 편리하다는 장점도 있다. 경부선과 대구도시철도(1호선)가 환승센터를 거쳐 간다. 철도역에서 내려 걸어서 5분 내외면 버스나 택시 등으로 갈아탈 수 있다. 국철(고속철도)은 서울과 부산, 대전, 포항, 안동 등 전국으로 뻗어 있고, 도시철도는 반월당역과 명덕역에서 2'3호선으로 갈아탈 수 있는 등 대구의 주요 지점과 연결돼 있다.
시내버스와 택시, 자전거 등과의 연계도 고려했다. 현재 환승센터와 동대구역 인근에는 6곳의 상'하행 버스승강장이 있다. 북쪽 신암남로 승장강(2곳)에 5개 노선, 남쪽 동부로 승강장(2곳)에 14개 노선, 동대구고가교 위 승강장(2곳)에 15개 노선의 시내버스가 다닌다. 중복된 노선을 제외하더라도 모두 23개 노선이 환승센터 인근을 오가는 셈이다. 더불어 택시 승강장과 자전거 주차장 등 기타 환승 시설도 조성된다.
◆연계 교통'혼잡 개선이 성공의 열쇠
환승센터가 성공하기 위해선 여러 교통수단과의 유기적인 연결이 필수다. 대구경북연구원 SOC환경연구실의 김수성 책임연구원과 한근수 부연구위원은 보고서를 통해 '연계 교통체계 구축을 통한 교통 개선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환승센터는 인근의 동대구역이 '국가통합 교통체계 효율화법'에 따라 2013년 제1종 교통물류거점으로 지정됐다. 이로 인해 국토교통부 장관은 역과 연계한 교통체계를 세워야 하고, 더불어 도로사업은 국비 50%, 철도사업은 국비 80%까지 지원받을 수 있는 이점을 안고 있다.
김 책임연구원과 한 부연구위원은 이를 바탕으로 대구 구석구석을 연결하는 도로교통망을 확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관공서와 대학교, 산업단지, 문화관광시설 등이 환승센터와 동대구역에서 반경 20㎞ 안에 있기 때문에 연계 교통으로 인해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들은 특히 파급 효과가 큰 도시철도 연결망 확충이 시급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북구청역~동대구역 사이 4.9㎞ 구간과 엑스코~동대구역 사이 3.3㎞ 구간의 도시철도 사업을 제안했다. 이를 통해 3호선을 이용해 칠곡지구에서 동대구역으로 오는 경로가 단축되고, 대중교통 이용 활성화와 혼잡 완화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또 동대구역~수성구민운동장역 사이 2.9㎞ 구간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주변의 차량 혼잡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과제도 있다. 환승센터가 완공되면 고속버스와 시외버스, 승용차 등이 집중될 것으로 보여 혼잡이 가중될 우려가 크다. 대구시 관계자는 "교통대책으로 동대구고가교 확장과 성동고가교 건설, 효목지하차도 평면화, 서편 진출로 개설 등을 추진 중이다"며 "올해와 내년에 대부분 완공 예정이어서 차량 혼잡 문제를 최소화할 것"이라고 했다.
◇쇼핑·문화시설·테마파크 함께 조성, 경제효과 3조·고용 1만8000명 예상
동대구복합환승센터로 인한 변화는 교통 분야에만 국한돼 있지 않다. 문화'쇼핑'테마파크 등 복합문화시설도 함께 조성되기 때문에 경제'문화 분야에도 상당한 파급 효과가 기대된다.
내년 말 완공된 이후 동대구역세권의 하루 평균 유동인구가 현재의 두 배인 12만 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로 인한 경제유발 효과가 3조원 이상이 되고, 직'간접 고용도 1만8천 명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대구에 대한 홍보와 취득'등록세 등 240억원 이상의 세수 증대(취득'등록세 240억원 이상) 효과도 있을 것 예측된다.
관광객을 유인하는 역할도 기대된다. 대구국제공항 활성화에 발맞춰 중국인 관광객을 유치, 대구에서 쇼핑과 숙박을 할 수 있도록 한다면 지역 경제에 큰 보탬이 된다. 저비용항공사가 자리를 잡으면서 항공편이 늘어나는 분위기에서 환승센터와 대구공항의 거리(약 4㎞'차로 10분 내외)가 가까운 점도 이점이다.
외국의 성공 사례들은 이러한 기대를 더 높여준다. 일본의 경우 철도망이 발달해 있어 철도역을 중심으로 도시철도와 시내버스, 택시 등을 연계하는 환승 시설이 잘 갖춰져 있다. 한 건물에서 환승이 이뤄지거나 지역 특색에 따라 항공과 해운시설이 주변에서 보조하는 체계로 돼 있다.
후쿠오카의 복합환승센터인 하카타역은 고속철도와 버스 등 교통시설뿐만 아니라 상업복합시설이 조성되면서 지역의 문화, 경제, 비즈니스 중심지로 발돋움했다. 일본 최대 백화점인 한큐백화점을 비롯해 2천 석 규모의 영화관이 있다. 오사카역은 2011년 증축으로 1.8㎞의 거대한 지하상가가 조성됐다. 백화점과 스포츠클럽, 음식점 등이 자리를 잡았고, 주변에는 호텔 등 대규모 주거시설이 들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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