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 미제라블' 두 신진 배우, 왠지 익숙한 '대구 감성'

입력 2015-11-12 01:00:05

판틴 역 교포 3세 전나영·마리우스 역 윤소호, 고향 무대서 두각

예술기획성우 제공
예술기획성우 제공

대구가 뿌리인 20대 뮤지컬 배우 2인이 기대주로 성장, 대구를 찾아 실력을 뽐내고 있어 주목을 받고 있다. 15(일)까지 계명아트센터에서 공연되는 뮤지컬 '레 미제라블'의 두 배우, 영국 웨스트엔드를 경험한 전나영(26)과 떠오르는 루키 윤소호(24)다.

◆웨스트엔드 '레 미제라블' 동양인 최초 판틴 전나영

네덜란드에서 태어난 교포 3세 전나영은 외할아버지가 대구 출신이다. 외할아버지는 네덜란드 헤이그 한국대사관에서 일하기 위해 이민을 선택했다. 우연하게도 전나영의 이번 첫 한국 공연 무대도 대구가 됐다.

전나영에게 뮤지컬 배우의 길을 열어준 것도 외조부모였다. 두 살 때 음악을 듣고 그대로 건반으로 치는 전나영을 눈여겨보고 일찍 음악 교육을 시켰다. 이후 전나영은 연기, 춤, 노래도 몸에 익혔고, 경험 삼아 본 '하이스쿨 뮤지컬' 오디션에 덜컥 붙어 네덜란드 전국 투어를 했다.

전나영이 영국 웨스트엔드 버전 레 미제라블의 판틴 역을 맡게 된 사연은 이렇다. 코제트 역과 에포닌 역 오디션에서 떨어졌는데, 탈락한 전나영을 눈여겨 본 사람이 있었다. 레 미제라블 제작을 총괄하는 세계적인 프로듀서 카메론 매킨토시였다. 그가 전나영을 동양인 출신 최초의 판틴 역으로 캐스팅한 것. "레미제라블 한국 버전은 웨스트엔드 버전보다 규모가 더 커서 새로운 경험입니다. 또 동료와 어울리며 한국 특유의 정도 느끼고 있어요."

◆딤프가 배출한 떠오르는 뮤지컬 스타, 윤소호

윤소호(본명 이정훈)는 대구 도원고 3학년 때 뮤지컬의 매력에 빠져들었다. 2009년 대구에서 공연하던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를 보고서였다. "용돈을 모아 제일 싼 티켓을 사서 대구오페라하우스 맨 꼭대기 4층에서 공연을 봤어요. 멀리 점처럼 보이는 배우들을 보고 '나도 저 무대에 서야겠다'고 생각했죠."

같은 해 여름에는 제3회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딤프)의 청소년뮤지컬경연대회에서 우수상을 받고, 뮤지컬 워크숍에서 한국 뮤지컬 최고의 전문가들과 만났다. 딤프가 고3 윤소호에게 진로 체험 및 특강을 시켜 준 셈이었다.

이후 윤소호는 21세 때 뮤지컬 '쓰릴미' 오디션에 합격한 것을 시작으로, 5년간 '베어 더 뮤지컬'과 '번지점프를 하다' 등 여러 작품에서 주역 내지는 준 주역을 맡아왔다. 그리고 이번에 레 미제라블의 마리우스 역을 맡아 고향 대구에서 열연하고 있다. 늦깎이로 시작했지만, 지금은 오히려 동기들보다 캐리어가 빽빽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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