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대의 사기꾼 조희팔 사건의 실체를 밝히기 위한 검경의 수사가 빠르게 진행 중이다. 조 씨 아들과 내연녀 등 주변인물들이 줄줄이 구속되고, 은닉 자금에 대한 추적도 속도를 내고 있다. 검'경의 수사가 탄력을 받으면서 과거 수사가 얼마나 부실했는지 그 실체도 함께 드러나고 있다.
조 씨 아들은 2011년 당시 중국에 도피한 아버지로부터 12억원 상당의 위안화를 받아 숨긴 사실이 드러나 구속됐다. 검찰은 또 조 씨의 내연녀가 조 씨로부터 10억원 상당의 양도성예금증서를 받아 은닉한 사실도 찾아냈다. 중국에서 조 씨의 최측근 강태용이 검거된 후 지금까지 검'경에 구속된 조 씨 사건 관련자는 전직 경찰을 비롯해 8명에 이른다. 애초 검'경의 수사가 원칙대로 진행됐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 대목이다.
이번 검'경의 특별수사로 사법처리된 인물 중 상당수는 수사 초기에 조사를 받았던 인물들이다. 경찰은 이미 구속된 내연녀와 기획실장, 전산실장 등을 참고인으로 조사한 후 석방했다. 재수사가 속도를 내고 범죄에 연루돼 구속되는 사람이 계속 나오면서 다시금 예전의 부실 수사가 도마에 오르고 있는 셈이다.
검'경의 재수사는 더 속도를 내야 한다. 수사가 진행되면서 연루자가 늘어나고 적은 금액이긴 하나 은닉 자금이 속속 밝혀지는 것은 고무적이다. 조 씨 사건의 피해 금액은 정확한 규모조차 드러나지 않았다. 다만 4조원대에 이를 것이라는 추정만 있을 뿐이다. 이 중 현재까지 확인된 불법 은닉 수익금은 고철무역업자가 은닉했다가 공탁한 710억원을 포함해 1천200억원가량에 지나지 않는다.
이미 조희팔 사건에서 검'경은 뒷북 수사, 부실 수사라는 오명을 덮어썼다. 재수사가 진행될수록 과거 수사의 치부가 드러나고 있어 행여 검'경이 수사를 주저하지 않을까 우려된다. 그러나 검'경이 과거 부실 수사의 오명을 벗을 유일한 방법은 재수사를 확실히 하는 것이다. 불법 은닉 수익금을 끝까지 추적해 환수하고, 범죄자들을 찾아 단죄하는 것이다. 오명을 뒤집어쓴 것도 스스로의 탓이지만 그것을 벗기는 것도 온전히 검'경에 달렸다.
댓글 많은 뉴스
문재인 "정치탄압"…뇌물죄 수사검사 공수처에 고발
홍준표, 정계은퇴 후 탈당까지…"정치 안한다, 내 역할 없어"
세 번째 대권 도전마저…홍준표 정계 은퇴 선언, 향후 행보는?
대법, 이재명 '선거법 위반' 파기환송…"골프발언, 허위사실공표"
[매일문예광장] (詩) 그가 출장에서 돌아오는 날 / 박숙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