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천 번 재생돼야 커피 한 잔" 밥 굶고 사는 대구 인디밴드

입력 2015-11-10 01:00:08

2·28 공원서 '침울한 퍼포먼스' 1곡에 저작자 0.6원 가수 0.36원

6일 오후 대구 중구 동성로에서 상복을 입은 인디밴드 뮤지션들이 자신들의 영정사진과 앨범이 담긴 관을 들고 행진하고 있다. 찰리키튼, 라이브오, 퍼펫머펫, 오늘도 무사히 등 지역의 인디밴드들은 이날 2
6일 오후 대구 중구 동성로에서 상복을 입은 인디밴드 뮤지션들이 자신들의 영정사진과 앨범이 담긴 관을 들고 행진하고 있다. 찰리키튼, 라이브오, 퍼펫머펫, 오늘도 무사히 등 지역의 인디밴드들은 이날 2'28운동기념중앙공원에서 "서울에 비해 공연 문화가 낙후된 지역 인디밴드들은 수익을 음원 수입에서 창출할 수밖에 없는데 현행 음원 시장 구조상 수익 창출 불가하다"며 불공정한 음원 시장 수익분배 구조를 규탄하는 공연을 펼쳤다. 우태욱 기자 woo@msnet.co.kr

대구 인디밴드들은 지난 7일 2'28기념중앙공원에서 '침울한 퍼포먼스' 공연을 가졌다.

지방에서 활동하는 음악가들의 설 자리가 갈수록 사라지면서 '음악을 그만둘 것을 권장하는 행사'를 가진 것이다. 이들은 "현저히 부족한 지역 내 무대와 음원 플랫폼의 불합리한 수익 분배 구조 때문에 음악 활동을 하기가 힘들다"고 호소했다.

대구 활동 무대도 없지만 이들이 전국으로 진출할 기회도 많지 않다. 몇몇 오디션 프로그램을 제외하면 멜론이나 지니, 벅스 등 음원 플랫폼이 유일하다. 하지만 현행 제도에서는 음원 플랫폼에서 제작자가 수익을 창출하기도, 음악가가 플랫폼에 노출되기조차 어려운 상황이다.

하헌기 바른음원협동조합 사무국장은 "평균 1곡 스트리밍에 저작권자에게는 0.6원, 가수나 연주자에게는 0.36원이 돌아간다"며 "인지도가 낮은 인디밴드나 지역의 밴드는 음원 시장에서 수익을 창출하기 힘든 구조"라고 설명했다. 대구의 한 인디밴드 음악가는 "처음 디지털 앨범을 냈을 때 3개월치 음원 수익이 10만8천원이어서 적어도 너무 적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주변 다른 인디밴드 음악가들이 '그 정도면 많이 받은 것'이라고 해 상황을 직시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들은 지방자치단체의 관심과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인디밴드 그룹 관계자는 "현 상황으로는 우리 음원이 3천 번 재생돼야 패스트푸드에서 커피 한 잔을 사 마실 수 있는 수준"이라며 "콘텐츠 공급자가 가격을 결정할 수 있는 합리적인 구조와 지자체의 예술가 지원 사업도 보다 현실적으로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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