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산 김치 수입 늘어 수요 급감…생산량 줄어도 가격 예년보다 뚝
건고추 생산량이 크게 줄었지만 가격은 예년에 비해 더 떨어지고 있다. 중국산 김치 등의 영향으로 건고추 수요가 급감한데다 재고 물량이 너무 많아 가격이 폭락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국내 최대 건고추 산지인 영양 농업인들의 가슴이 타들어가고 있다.
중앙정부가 나서 지난 5일 하루 동안 공영TV 홈쇼핑을 통해 500여t의 건고추를 시중 소매가보다 30%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에 나서는 등 대대적인 '건고추 팔기'에 나섰지만 판로를 트기엔 역부족인 상황이다.
국내 으뜸 고추 생산지인 영양군 경우, 지난해 고추 생산량이 3천824t이던 것이 올해는 3천여t으로 줄었다.
생산량이 줄면 값이 오르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건고추 가격은 계속 하락세다. 고추 수집상들의 농가 방문이 뚝 끊기면서 대다수 농가가 수확량의 절반 이상을 창고에 보관한 채 발만 동동 구르고 있는 것이다.
고추 농업인 김형석(67'영양읍) 씨는 "8t 정도의 건고추를 생산했는데 예년 경우, 이맘때쯤이면 대부분 판매가 됐지만 지금은 3t 이상이 창고에 쌓였다. 중국산 냉동고추로 인한 수급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 수매량을 늘리는 동시에 2~3년 전 생산된 정부 비축물량 폐기처분 등 특단의 대책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고추수집상 권호민(56'안동시) 씨는 "소비 부진으로 올해 고추 가격이 계속 하락세인데다 정부 비축량을 민간에 공매한 엄청난 수량의 건고추가 안동'의성 등지 대상인들의 창고에 쌓여 있다"며 "이 물량이 시중에 나오면 건고추 시장을 붕괴시킬 수 있는 시한폭탄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고추수집상들이 섣불리 햇 건고추를 사들이지 못해 가격 폭락 및 재고 급증 사태가 빚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aT(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최근 대구를 비롯해 서울'부산'광주'대전 등 전국 5대 도매시장의 건고추 평균가격은 화건 상품 600g에 8천160원으로 평년(9천408원)은 물론, 값이 크게 낮았던 지난해(8천624원)보다도 각각 13.3%, 5.4% 내려간 것으로 나타났다.
산지가격은 더 큰 폭으로 떨어졌다. 서안동농협 고추공판장에서 거래된 건고추(화건) 600g 상품 가격은 5천245원으로 평년(6천881원)보다 23.8%, 지난해(6천76원)보다는 13.7% 떨어졌다.
농협 영양군지부 관계자는 "정부와 함께 농협은 대대적인 소비촉진 운동을 벌이고 있다. 산지가격 지지를 위해 올해산 건고추 7천t을 6일까지 수매했다. 또 계약재배 물량 5천511t에 대한 수매를 시작했다"며 "공영TV 홈쇼핑과 전국 하나로마트 등 농협 계통 판매장을 통한 특판행사 등을 펴고 있으니 고추 농가를 생각해서 소비자들이 조금이라도 더 많은 물량을 사달라"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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