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안동처럼 페어플레이" 현지 정치권 "무얼 보고 갔지?"

입력 2015-11-06 01:00:10

대한민국 '정치 1번지'로 불리는 서울 종로 지역구의 새누리당 공천 티켓을 놓고 경쟁을 벌여온 박진 전 의원과 오세훈 전 서울시장의 단일화 협상이 결렬된 가운데 오 전 시장이 했다는 안동의 '페어플레이 발언'으로 안동의 총선 구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오 전 시장은 3일 서울의 한 카페에서 "제가 얼마 전에 안동에 갔었는데, 거기 사람들은 '페어플레이'를 하더라고요. 우리도 '여기'에서 그렇게 하죠"라며 박 전 의원의 양보 권유를 뿌리친 것으로 알려졌다.

안동은 재선 현역인 김광림 의원과 이곳에서 15~17대 의원을 지낸 권오을 전 의원이 경쟁을 벌이고 있다. 여기에다 18대 때 서울 광진갑에서 배지를 단 권택기 전 의원과 이삼걸 전 행정안전부 차관이 김 의원의 3선을 저지하겠다며 공천경쟁에 뛰어든 4자 구도가 만들어져 있다.

서울 종로 지역은 오 전 시장과 박 전 의원의 양자 구도다. 두 사람 모두 내년 총선에서 서울 종로구 출마 의사를 피력하며 단일 후보를 위한 협의를 진행해왔다. 하지만 끝내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이날도 박 전 의원은 오 전 시장에게 노원병 출마를 다시 한 번 권유했다. 노원으로 가서 야권의 잠룡으로 분류되는 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의원과 경합하라는 것. 오 전 시장은 페어플레이를 강조했다. 새누리당 김광림 현 의원과 권오을'권택기 전 의원이 사이좋게 경쟁 중인 안동을 예로 제시했다.

오 전 시장은 지난달 23일 특강을 위해 안동에 갔다 이곳에서 출마 의지를 드러낸 3명의 전'현직 의원을 만나며 좋은 인상을 받았다고 했다.

오 전 시장은 5일 매일신문과의 통화에서 "전'현직 의원 세 분을 한꺼번에 뵙지는 못했지만, 서로 예의를 다하시고 배려를 하는 모습이 보이더라"며 "서로 마음이야 애간장이 타겠지만 겉으로 드러나는 모습은 젠틀맨십이 느껴지더라"고 했다.

하지만 안동지역 정치 관계자들에 따르면 안동의 공천경쟁은 겉으로는 페어플레이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이전투구'가 펼쳐지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안동은 지난 대선에서 8080(80% 투표율, 80% 득표율)을 이루며 새누리당의 텃밭임을 확인시켜준 지역이다. 이런 까닭에 새누리당 공천을 향한 경쟁은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하다. 자리를 지키려는 김광림 의원은 "일에 대한 평가를 받고 네거티브가 아닌 나의 이야기만을 유권자들에게 올곧게 전달하겠다"는 다짐을 하고, 도전자들은 "입장은 서로 다를 수 있지만 다른 후보를 비방하는 모습은 보이지 않고 싸우겠다"고 다짐을 하고 있지만 유권자들이 느끼는 선거 열기는 이미 뜨겁게 달아올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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