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공감 기업탐방] 기계공구 유통기업 '㈜케이비원'…상용차용 차축 생산기업 '㈜화신

입력 2015-11-05 02:00:11

일자리를 찾아 무조건 타지역으로 떠나는 것만이 능사일까. 대구에도 뛰어난 기술력과 성장잠재력을 갖춘 중견 기업들이 많다. 일하기 좋은 기업으로 꼽히는 산업공구 유통회사인 (주)케이비원(사진 위)과 자동차 부품 제조회사인 (주)화신.
일자리를 찾아 무조건 타지역으로 떠나는 것만이 능사일까. 대구에도 뛰어난 기술력과 성장잠재력을 갖춘 중견 기업들이 많다. 일하기 좋은 기업으로 꼽히는 산업공구 유통회사인 (주)케이비원(사진 위)과 자동차 부품 제조회사인 (주)화신.

청년 역외 유출은 대구의 큰 고민거리다. 2013년 기준 대구지역의 순유출 인구 11만3천514명 중 72%(8천177명)가 15~29세 청년이다. 그 중 상당수는 일자리를 찾아 떠나는 '구직 청년 행렬'이다. 지역기업에 대한 좋지 않은 선입견과 수도권 등 외지기업에 대한 막연한 동경이 그 이유다.

청년 고용 절벽이 사회문제로 대두된 요즘, 지역 일자리로 눈을 돌려보면 어떨까. 지역에도 일하기 좋은 알짜배기 기업들이 많다. 고용 친화적 문화와 우수 기술력으로 높은 평가를 받는 지역의 강소'중견기업을 대학생들과 함께 탐방했다.

◆기계공구 유통기업, ㈜케이비원

케이비원은 산업현장에 필요한 기계공구와 각종 산업용품을 중소대리점과 소매점에 공급하는 중견 기계공구 유통기업이다. 4조원대로 추산되는 국내 기계공구 유통시장에서 '빅 3'로 꼽히는 업계 대표기업이다. 창업자인 김정도(68) 대표이사는 대구 북성로의 한 평 크기 가게에서 현재의 기업을 일궈냈다.

1968년 창업한 케이비원은 작업공구, 전동기계, 측정공구, 절삭공구, 산업용품 등 8개 마케팅 사업부에서 14만여 종류의 상품을 제조사에서 구입해 유통시키고 있다.

엄지손톱만한 크기의 절삭용 특수합금강부터 리프트와 핸드 지게차까지 취급한다. '베스토', '한도' 등 자체 브랜드 상품도 보유하고 있다. 국내 거래처는 3천500여 곳에 이른다.

케이비원은 업계 최초로 자동발주 전산시스템을 도입하고, 자체 ERP(전사적 자원관리)를 개발하는 등 유통 선진화와 혁신 경영에 힘써왔다. 이 업체가 개발한 온라인 주문시스템 '티넷'(T-net)은 2012년 케이(K) 어워즈 온라인 쇼핑몰 부문 최우수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외국에 의존하던 공구 카탈로그를 1989년부터 국내판으로 제작, 올해 제12판(격년제 증보'발행)째 종합 카탈로그를 발간했다. 이 카탈로그는 국내 산업용품 백과사전으로 자리매김했다.

케이비원은 '일하기 좋은 기업'으로도 정평이 나 있다. 2007년 경영혁신기업 산업부 장관상, 2013년 대구경북중소기업대회 대통령 표창, 2014년 기업혁신 부문 산업부 장관상, 2015년 대구시 노사화합상을 수상했다. 지역 청년 일자리 창출에도 앞장서고 있다. 올해 9월 지역 5개 대학을 돌며 찾아가는 채용박람회를 진행했다. 최근 지역의 한 4년제 대학생 40여 명이 찾아왔을 때는 김 대표이사가 직접 인솔해 현장을 소개했다. 올해 전문대'4년제 대학 출신으로 27명의 직원을 공채 선발했다.

케이비원 측은 "채용상담을 해보면 연봉이나 근무조건만 따질 뿐 스스로가 이 기업에 왜 필요한지 자신 있게 설명하는 지원자는 드물다"며 "기업은 오히려 '힘든 곳에 배치해달라'며 열정을 보이는 지원자에 눈길이 갈 수밖에 없다"고 했다.

케이비원은 사회사업에도 적극적이다. '인재육성이 대한민국의 힘'이라는 슬로건과 함께 2008년 설립한 '옥포경복장학재단'은 최근 6회째 장학금 전달식을 통해 활발한 장학사업을 펼치고 있다.

김 대표이사는 "버릴 것은 과감히 버리고 취할 것은 적극적으로 개선하는 혁신경영이야말로 현재 국내 공구 유통시장이 지향해야 할 핵심요소"라며 "이런 혁신경영을 모토로 매년 20% 이상의 매출 성장을 기록하고 있다"고 했다.

◆상용차용 차축 생산기업, ㈜화신

대구 성서산단에 자리 잡은 ㈜화신은 트럭, 버스 등 상용차용 '앞차축'(프론트 액슬 어셈블리'Front Axle Assembly)을 주력 제품으로 생산해 현대'기아차에 독점 공급하고 있다.

1992년 창업한 이래 '건전한 사고, 근면한 생활, 온화한 가정, 긍지의 직장, 보람된 인생'이라는 경영이념을 바탕으로 20여 년간 무분규'무해고라는 노사 간 신뢰를 쌓아왔다.

화신은 품질경영시스템(ISO/TS16949) 도입 등 지속적인 혁신을 주도, 2006년 282억원이던 연 매출이 2014년 그룹사 합계 1천억원으로 5배 가까운 성장을 거뒀다. 2010년에는 수출 1천만달러 달성 등의 성과를 이뤄 한국 대표 액슬 전문기업으로의 위상을 확보했다. 베트남 등과 활발한 거래를 이어가며, 다임러AG, 미쓰비시후소, 지엠, 포드 등 외국의 대형 완성차 업체들과 거래를 준비 중이다.

화신은 국내 최초로 노약자'장애인의 편의성을 높이기 위한 초저상 버스의 앞차축을 국산화하고, 5t 트럭용 디스크 및 브레이크 허브의 핵심 기술을 개발했다. 이 공로로 2010년 부품소재기술상(대통령상)과 대구시 스타기업 지정을 받았고, 2011년 기업혁신대상(대통령상)을 수상했다.

2007년 기술연구소를 신설한 이후 경북대'중소기업청'대구테크노파크 등과 산학협력을 통해 적극적으로 기술개발에 투자하고 있다. 화신 측은 "현재 승용차에 적용된 독립현가 차축을 상용차에도 적용해 승용차처럼 승차감이 좋은 상용차를 개발하고자 한다"며 "중국 자동차 시장을 겨냥한 뒤차축 개발에도 힘을 쏟고 있다"고 했다.

화신은 '100% 정규직 회사'다. IMF, 외환 위기 등 회사가 어려운 시점에도 무해고 방침을 실천해 인위적인 감원을 하지 않았고, 2014년 대구시로부터 노사화합상을 수상하는 결정적인 밑거름이 됐다. 대구시 우수중소기업, 우수 스타기업, 청년고용 우수기업으로 선정된 것도 노사 화합 성과와 무관치 않다.

화신은 직원과 기업가치를 공유하고 있다. 매년 한마음 체육대회를 개최해 계열사를 포함한 노사화합의 자리를 만들고 있으며, 노사협의회를 정기적으로 개최해 소통의 자리를 마련하고 있다. 직원 경조사'동호회에도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아울러 우수사원, 우수부서, 10년 장기근속자, 특별상을 수여하고 있으며, 20년 장기근속자에게는 가족동반 해외여행 및 5일간의 유급휴가 포상을 실시한다. 직원들이 내놓은 각종 제안을 평가해 인센티브를 부여하고, 연말 최다제안상을 주고 있다. 직원들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1인당 연간 50시간의 사내교육과 50시간의 사외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화신은 장학사업의 일환으로 매년 경북대 등에 장학금과 발전기금을 전달하고 있으며, 친환경 경영을 위한 사내 녹지 공간 확충, 자원절약운동 등 사회적 책임강화를 위한 노력도 지속하고 있다.

화신 측은 "회사가 성서산업단지 요충지에 위치해 있어 직원 출퇴근도 쉽다"면서 "청년 구직자들이 성의 있는 자세로 기업 채용 현장에 나서기를 당부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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