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주차타워 놀리는 혁신도시 상가

입력 2015-11-04 01:00:05

입주 상가 늘어 주차공간 부족, 경비 걱정에 주차장 안 만들어

3일 대구 동구 신서혁신도시 내 상가에 주차 공간이 턱없이 부족해 상가 방문객들이 주차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성일권 기자 sungig@msnet.co.kr
3일 대구 동구 신서혁신도시 내 상가에 주차 공간이 턱없이 부족해 상가 방문객들이 주차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성일권 기자 sungig@msnet.co.kr

2일 정오 대구 동구 혁신도시 한국감정원 근처 상가지역. 좁은 주차장은 물론 왕복 6차로 도로 양쪽으로 불법주차한 차들이 차로를 점령해 일대가 거대한 주차장을 방불케 했다. 왕복 2차로의 좁은 이면도로도 마찬가지. 도로 양쪽으로 차량이 즐비해 차량 한 대만 겨우 지나갈 수 있었다.

점심 시간을 맞아 식당을 찾은 손님 차량들에다 인근 공사장 차량까지 얽혀 일대는 혼란을 빚고 있었다. 차들이 뒤엉켜 거북이 운전을 하는 가운데 보행자들은 차량 사이를 간신히 빠져나가야 했다.

상인들은 "여기 불법주차한 차들과 지나가는 차량 사이에 접촉 사고는 흔한 일이 됐다. 이틀 전에도 접촉 사고가 발생해 이 일대 차량 정체가 심각했다"고 말했다.

대구 혁신도시에 공기업 입주가 마무리되고 입주하는 상가들이 늘면서 차량 통행은 급증하고 있지만 주차공간은 턱없이 부족해 이 일대가 주차난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내달부터는 오피스텔 입주가 속속 진행될 예정으로 있어 교통 혼잡은 더욱 심해질 것으로 우려된다.

혁신도시 내 상업지역 교통난은 '주차장 없는 상가'가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상가를 지으려면 주차장법에 따라 70㎡당 1대의 주차면을 확보해야 한다. 하지만 혁신도시 내 대다수 상가들은 별도의 주차공간이나 지하주차장 없이 주차타워(기계식 주차장)를 만들어둔 상황이다. 문제는 주차타워를 운행하는 상가가 한 곳도 없다는 점이다.

인근 부동산 업자는 "지하주차장은 시공비가 많이 들어 주차타워를 만들었지만 사실상 이용률이 저조하고 이마저도 경비를 줄일 목적으로 운행하지 않고 있어 일대 주차난을 부채질하고 있다"고 말했다.

더욱이 오피스텔 입주 러시가 진행되면 주차난은 더욱 심각해질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또 다른 부동산 관계자는 "연말 200여 가구의 오피스텔 2동이 입주를 시작하고 2개 오피스텔이 더 들어설 예정"이라며 "앞으로 적어도 총 800가구가 이곳에 들어오는데 주차장 확보가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동구청은 기계식 주차장 운행에 대한 법적 규제가 애매하다는 이유로 별다른 해결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동구청 관계자는 "2년마다 한 번씩 기계식 주차장을 점검하는데 운행을 제대로 하는지에 대한 법적 규제가 애매해 '운행하지 않는다'는 것을 명확하게 단속할 근거가 부족하다"고 말했다.

대구시는 주차난에 대한 민원이 쏟아지면서 '임시공영주차장'을 만들어 주차난을 없애겠다는 입장이다.

대구시 관계자는 "상업지역 인근에 나대지로 남아 있는 1천㎡ 부지에 대해 무상 임대계약을 맺어 부지가 매각될 때까지 임시공영주차장으로 사용하고 앞으로 예산을 확보해 이 부지를 공영주차장으로 운영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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