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공고 박한울 197cm·87kg…대구 '태권도 거물' 등장

입력 2015-11-03 01:00:05

입문 3년 만에 고교 3관왕, 최중량급 올림픽 금 유망주로

올림픽 무대를 빛낼 태권도 최중량급의 유망주로 성장 중인 경상공고의 박한울이 학교 관계자와 포즈를 취했다. 왼쪽부터 정남영 코치, 박한울, 김익원 교장, 임성욱 감독. 경상공고 제공
올림픽 무대를 빛낼 태권도 최중량급의 유망주로 성장 중인 경상공고의 박한울이 학교 관계자와 포즈를 취했다. 왼쪽부터 정남영 코치, 박한울, 김익원 교장, 임성욱 감독. 경상공고 제공

2020 도쿄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꿈꾸는 태권도 유망주가 대구에서 무럭무럭 자라고 있다.

대구 경상공고(교장 김익원) 졸업반인 박한울이다. 197cm, 87kg의 탄탄한 체격을 갖춘 그는 2004년 아테네, 2008년 베이징 올림픽 태권도 최중량급 챔피언인 문대성과 차동민의 대를 이을 재목으로 주목받고 있다.

지난달 16~22일 강원도에서 열린 제96회 전국체육대회에서 박한울은 태권도 남자 고등부 86kg급 정상에 오르며 자신의 이름을 알렸다. 그는 올해 혜성같이 나타나 전국체전과 협회장기, 종별대회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며 3관왕을 차지했다. 태권도 입문 3년 만의 일이다.

박한울이 짧은 선수 경력에 믿기지 않는 성적을 낸 것은 경상공고 관계자들의 헌신과 투자 덕분이다. 그는 경상공고 정남영 코치에 의해 스카우트됐다. 대구에는 없는 중량급의 선수를 찾던 정 코치는 중국 선양(瀋陽)에서 태권도 체육관을 운영하는 지인으로부터 "지도해볼 만한 체격 좋은 중학생이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박한울을 만났다. 어머니를 따라 중국으로 가 선양에서 중학교에 다닌 그는 국내에 마땅히 정착할 곳이 없는 상태였다.

정 코치는 그를 대구로 데려와 3년째 대구 남구 대명1동 자신의 아파트에서 아들처럼 여기며 함께 살고 있다. 자녀가 3명이나 되는 정 코치는 그를 훌륭한 선수로 키우겠다는 일념으로 정성을 다했고, 그가 올해 빛을 내기 시작한 것이다. 고교 무대의 최강에 오른 그는 실력을 인정받아 내년 한국체대에 진학한다.

김익원 교장도 큰 정성을 쏟았다. 태권도에 남다른 관심을 지닌 김 교장은 박한울의 사정을 알고 물심양면으로 그를 격려해왔다. 1983년 태권도부를 창단한 경상공고는 전용체육관을 두고 많은 우수선수를 배출, 태권도 명문고로 자리 잡고 있다.

경상공고 임성욱 감독은 "박한울은 체력이 뛰어나고 성실하다. 승부 근성만 보완하면 세계무대에서도 통할 재목이다"며 "지금까지는 모교에서 선수 육성에 힘을 쏟는 정 코치가 박한울에게 용돈까지 주며 아들처럼 잘 키웠는데, 대학생이 되는 내년부터 걱정이다. 우리나라를 빛낼 훌륭한 재목인 만큼 그가 좋은 스폰서를 만나 경제적 어려움 없이 선수로 더 크게 성장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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