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의 명건축물] <2>대구시 건축상 금상 힐크레스트·대구텍스타일콤플렉스

입력 2015-11-03 01:00:05

메타세쿼이아 숲 틈새 9개 건축물

힐크레스트는 보존해야 할 것을 먼저 골라 비운 다음에 공간을 채우고 건축물을 서로 연결하는 데 주안점을 뒀다. 대구시 제공
힐크레스트는 보존해야 할 것을 먼저 골라 비운 다음에 공간을 채우고 건축물을 서로 연결하는 데 주안점을 뒀다. 대구시 제공
대구텍스타일콤플렉스(DTC)는 섬유가 주름 잡힌 듯한 모양새를 취하는 등 건물 외형에 섬유의 유연한 흐름을 담았다. 대구시 제공
대구텍스타일콤플렉스(DTC)는 섬유가 주름 잡힌 듯한 모양새를 취하는 등 건물 외형에 섬유의 유연한 흐름을 담았다. 대구시 제공

제24회 대구시 건축상 금상은 힐크레스트(일반 분야)와 대구텍스타일콤플렉스(공공 분야)에 돌아갔다. 가창의 자연 속에 자리 잡은 유희체험시설인 힐크레스트(구 허브힐즈)는 50년 전에 조성된 자연공원의 특성을 잘 살려 먼저 비우고 채워넣는 미학을 선보였다. 대구의 섬유역사전시 및 업무지원시설인 DTC는 섬유 이미지를 잘 나타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힐크레스트

'나무 숲 속에 숨겨진 작은 나무 마을'을 지향한 힐크레스트는 채워야 할 것보다 비워야 할 것이 먼저 고려돼 조성된 게 특징이다. 건축물을 짓는 것에 앞서 길, 광장, 녹지, 작은 마당 등 보존해야 할 것부터 먼저 설계한 뒤 남은 공간에 9개 건축물을 앉혔다. 숲과 계곡, 크고 작은 바위, 폭포 등으로 이뤄진 자연공원(냉천유원지)의 자연환경, 지형적인 경사로 등의 훼손을 최소화하는 데 애썼다. 공원 입구에서 200m에 달하는 주 경사로를 따라 50년 전 조성된 100여 그루의 메타세쿼이아 길을 중심으로 그 틈 사이에 샛길을 내 애니멀쇼장 등 9개의 건축공간과 장소를 끼워 넣듯 조성했다.

힐크레스트의 내부는 높은 곳과 낮의 곳의 고저 차가 20m나 나지만 기존 경사지형에 대한 최소한의 변형을 통해 각각의 건축공간을 배치했다. 길을 따라 오르막을 올라가다 보면 새 길을 만나고 그 길 끝엔 각각의 유희시설물과 공간이 나타난다. 어떤 건축물의 1층과 2층이 다른 건축물의 3층, 옥상이 되는 등 경사로를 따라가다 보면 자연스럽게 만나게 된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도 좋다. 그 끝의 평지를 걸어가면 어느새 다음 건물에 다다른다. 9개 건축물은 형태적으로는 다 독립된 공간이지만 모두 연결돼 하나의 공간이기도 하다.

대구시 건축상 선정위원회는 "자연과의 일치를 위해 건물들의 위압감을 버리고 지형에 순응하는 모습을 하고 있는 게 인상적이다"며 "지붕인 테라스, 길 양편의 메타세쿼이아, 건물외장재인 목재 등도 그 분위기를 만드는 데 한몫을 한다"고 평가했다.

◆DTC

대구텍스타일콤플렉스(DTC)는 건물 외형에 섬유의 유연한 흐름을 담았다. 대구의 섬유역사전시 및 업무지원시설답게 DTC는 섬유의 특성 및 인지성을 고려한 상징적 이미지를 통해 역동적 형태 구성을 시도했다. 규칙적인 패턴의 섬유가 주름 잡힌 듯한 모양새를 취하면서 곡선을 대비시켜 섬유이미지를 더욱 부각시켰다. 팔공산과 금호강, 단산지로 열려 있는 조망도 DTC의 강점이다.

DTC 내부는 기능별로 다목적홀 존, 전시관 존, 오피스 존으로 공간을 기능별로 구별하고 그것들을 자연 빛이 건물 안으로 들어오는 전면의 중앙보이드(건물 내부의 중심 공간)와 자연스럽게 연결하고, 천창 등과 조화시켜 부드러운 공간 구성을 연출하고 있다. 천창, 휴게데크, 실내정원 등 그린네트워크 구축으로 쾌적한 실내환경을 조성하는 등 입체적인 조경 및 친환경 기술을 결합했다.

건물 배치도 돋보인다. 비즈니스센터를 전면 도로 측에 배치해 팔공로에서의 정면성과 상징성을 확보했다. 또 동서방향의 커뮤니티 공간도 남북을 잇는 보행축과 만나고, 전시시설도 아트리움을 중심으로 관람 동선의 순환에 유리한 중앙 홀 형으로 만들었다.

대구시 건축상 선정위원회는 "외관에서 섬유의 특성 및 인지성을 고려한 상징적 이미지를 통해 역동적 형태 구성을 시도한 것이 눈에 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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