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북을 경쟁 與野의원, 농담 아닌 농담 같은 진담

입력 2015-10-31 01:00:09

홍의락 "내가 재선할 테니 세종시로 가시죠"…서상기 "그래, 대신 내년 6월에 갈게"

지난 29일 서울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홍의락(사진 왼쪽) 새정치연합 의원과 서상기 새누리당 의원이 활짝 웃으며 친분을 과시하고 있다.
지난 29일 서울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홍의락(사진 왼쪽) 새정치연합 의원과 서상기 새누리당 의원이 활짝 웃으며 친분을 과시하고 있다.

"의원님, 홍의락을 키워주셔야지요!"(홍의락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그래야지. 그런데 다 컸는데 키울 게 뭐 있노?"(서상기 새누리당 의원)

내년 총선 대구 북을에서 맞붙을 여야 두 국회의원이 지난 29일 친분을 과시하는 생소한(?) 광경을 연출했다. 새누리당, 새정치연합, 정의당, 무소속 등 북구의회 구의원들도 자리를 함께해 동네와 국회 일꾼들이 당을 떠나 화합하며 한 지역을 매개로 뭉쳤다.

북구의회 소속 의원 9명은 이날 국회가 주관하는 1박 2일 지방의회 연수 교육차 국회에 왔다. 오랜만에 국회 행차에 나선 구의원들은 지역구 국회의원에게 연락했고, 마침 예산결산특별위(예결위) 회의 때문에 국회에 있었던 서 의원과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저녁 식사를 하기로 했다.

이때 이헌태(새정치연합) 구의원이 "우리 당 의원도 모시자"며 홍 의원에게 연락을 취하면서 초당적인 저녁 모임으로 발전했다. 홍 의원은 비례대표이지만 북구을 지역위원장으로서 내년 총선에서 이 지역 출마를 준비 중이다.

특히 서상기, 홍의락 두 의원은 예결위 소속 위원으로 학교로 치면 같은 반 친구다. 대구 발전에 꼭 필요한 '물산업 클러스터 조성사업' 등 굵직한 예산은 여야 의원이 협력해야 지키기 수월해진다. 오후 10시까지 이어진 이 모임에서 두 의원은 옆자리에 앉아 '러브샷'을 하는 등 시종일관 화기애애한 모습을 보였다. 지역 일정 때문에 홍 의원이 먼저 자리를 뜨자, 서 의원은 "홍 의원이 가면 나는 지역구 안가도 돼. 저절로 내 홍보가 되는데 뭐~"라며 농담도 던졌다.

뼈있는 농담도 주고받았다. 홍 의원이 "내가 재선 의원 할 테니 의원님은 세종시(장관직을 받으라는 의미)로 가시라"고 웃으며 말하자, 서 의원은 "그래, 대신 6월 이후에!"라고 응수했다. 서 의원의 발언은 내년 4월 총선에서 4선에 성공한 뒤 청와대의 요청이 있을 경우 장관직을 받겠다는 뜻으로 선거만큼은 양보하지 않겠다는 것.

이 자리에 함께했던 한 구의원은 "소속 정당은 달라도 두 분이 매우 친하다. 하지만 내년 총선에서 '서로 도와달라'고 하며 재선'4선을 두고 두 분이 보이지 않는 신경전을 벌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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