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예산 따내려 손잡은 권영진·김부겸

입력 2015-10-28 01:00:05

대구시-새정치, 예산 정책협의회

권영진 대구시장과 새정치민주연합 최재천 정책위의장 등이 27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새정치민주연합-대구시 예산정책협의에서 손을 맞잡고 있다. 왼쪽부터 조정식, 홍의락 의원, 최 정책위의장, 권 시장, 김부겸 전 의원, 안민석 의원. 연합뉴스
권영진 대구시장과 새정치민주연합 최재천 정책위의장 등이 27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새정치민주연합-대구시 예산정책협의에서 손을 맞잡고 있다. 왼쪽부터 조정식, 홍의락 의원, 최 정책위의장, 권 시장, 김부겸 전 의원, 안민석 의원. 연합뉴스

"대한민국에서 당 틀리고, 대구시장 선거 같이 한 분(김부겸'권영진)끼리 마주 앉아 예산 협의하는 건 처음인 것 같은데요?"(국회 예산결산특위 새정치연합 간사 안민석 의원)

"제가 국회의원이었을 때 여야를 떠나 협력한 안민석 의원이 예결위 간사가 됐다는 소식을 듣고 춤을 췄습니다." (권영진 대구시장)

새정치민주연합 김부겸 전 의원과 홍의락 의원(비례대표'대구 북을 지역위원장)이 대구시의 물산업 클러스터 조성사업과 대구광역권 철도망 구축사업 예산의 원안 처리를 소속 당에 '읍소'했다.

여당 텃밭인 대구경북(TK) 예산 삭감의 칼을 쥔 예결위 야당 간사와 대구시장이 27일 국회에서 만나 화기애애한 모습을 연출했다. 대구경북의 성장동력이 될 물산업 클러스터 조성 등 현안 사업 예산이 삭감될 위기에 놓였다는 지적(본지 지난 26일 자 1면)과 관련, 여당 소속인 권영진 시장이 지역 출신 야당 정치인들과 함께 발벗고 국회로 달려오자 야당도 박수를 보냈다. 권 시장은 18대 국회의원 시절, 당시 교육과학기술위 소속 위원으로 안 의원을 만났고 상임위 활동을 하면서 친분을 쌓은 바 있다.

이날 대구시와 새정치연합이 연 '예산 정책협의회'는 홍의락 의원의 주선으로 이뤄졌다. 김부겸 전 의원과 안민석 의원, 최재천 정책위의장, 조정식 의원이 함께했다. 사업 예산안이 관련 상임위를 통과해 국회 예결위 '본선'까지 진출해도 예결위 야당 위원들의 반대로 삭감되면 노력이 헛수고로 돌아가기 때문에 야당 협조가 중요하다. 이들의 만남은 1시간 내내 부드러웠다. 회의 시작 전 김 전 의원은 예산 삭감의 칼을 쥔 안 의원을 향해 "안 간사가 안 도와줘서 시장님한테 찍히면 끝이다이~"라고 농담을 던졌다.

홍 의원과 김 전 의원은 '선심성 예산' 논란이 일고 있는 대구시 현안 사업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물산업 클러스터 조성 사업'은 국책 사업을 유치한 것이고, 구미와 대구, 경산을 잇는 '대구광역권 철도망 구축 사업'도 올 7월 관련 부처 예비타당성조사를 통과한 검증된 사업이라는 것이다. 김 전 의원은 "물산업 클러스터 조성산업은 일부 의원들이 소위 '박근혜 예산'으로, 광역권 철도망 사업은 '최경환 예산'이라고 오해가 있으신 것 같은데 그렇지 않다"며 "대한민국을 살린다는 결단을 내려달라"고 가세했다.

최 정책위의장은 "홍의락, 김부겸이 도와준 예산이라고 100분의 1만 정치적 상징을 나눠 주신다면 우리가 더 열심히 일할 수 있지 않겠나. 열심히 했다는 성적표를 넘기겠다"며 긍정적으로 화답했다.

홍 의원은 "지금 대구시민은 많이 힘들고 아프다. 자신이 뽑은 의원은 맘에 들지 않고 야당은 가끔 염장을 지른다"며 "이제 야당도 정치 쟁점은 정치 쟁점대로, 민생은 민생대로 구분해 낼 지혜가 있어야 한다"고 쓴소리를 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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