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포장 담배, "흡연 부추기나" VS "가격 부담 덜어"

입력 2015-10-28 01:00:05

외국계 담배회사의 소포장 담배가 '꼼수 마케팅'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흡연을 부추길 것이란 전반적인 우려가 높은 가운데 담뱃값이 부담스러운 일부 흡연자는 소포장 담배 판매를 반기는 분위기다.

일본계 담배회사 JTI코리아는 26일 한 갑에 14개비가 들어 있는 소포장 담배를 2천500원에 판매하기 시작했다. 회사 측은 국내 흡연자의 하루 평균 담배소비량이 14개비라는 시장 조사 결과를 토대로 새로운 상품을 선보였다고 밝혔다.

소포장 담배가 시장에 나오자, 가격에 민감한 대학생이나 청소년들의 담배 구입을 부추길 수 있다며 규제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 담배규제기본협약(FCTC)은 가격에 민감한 청소년의 담배 구매 가능성을 높이는 무상 배포, 낱개 판매 및 소량 포장 담배를 금지할 것을 규정하고 있다. 미국, 캐나다 등도 20개비 미만으로 담배를 판매할 수 없도록 정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 담배사업법에는 포장돼 있는 담배의 재포장만을 금지하고 있어 소포장 제품에 대해서는 규제할 수 없는 실정이다. 이 때문에 보건복지부는 20개비 이하 포장 판매를 금지하는 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복지부 관계자는 "소량 포장 담배는 청소년들이 담배를 쉽게 구매할 수 있도록 유인하는 문제점이 있다. 또 한시적으로 가격을 낮춘 제품을 판매하는 것은 가격 인상을 통한 흡연율 감소 정책의 효과를 반감시키기 때문에 20개비 이하 포장 판매 금지를 위한 법 개정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했다.

반면 담뱃값이 부담스러웠던 일부 흡연자 사이에서는 소포장 담배 판매를 반기고 있다.

이번에 출시된 14개비 담배는 2천500원, 개비당 179원이다. 같은 제품이 20개비 들이 한 갑에 4천원이라 개비당 200원으로 21원가량 싸게 나왔다. 심리적으로도 2천500원이라는 가격이 부담이 적게 느껴진다는 것이 일부 흡연자의 반응이다. 직장인 손주환(34) 씨는 "14개비 들이는 하루에 피우기 딱 적당해서 쉽게 구할 수만 있다면 자주 사고 싶다. 담배 가격이 4천원 대로 오른 뒤 살 때마다 부담스러웠는데 2천500원은 왠지 예전 담뱃값이 오르기 전으로 돌아간 것 같아 부담이 덜한 느낌이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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