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조희팔 빼돌린 재산 千억대 넘을 듯"

입력 2015-10-27 01:00:09

"100억 들고 중국 간 강태용, 하루 100만원 써도 75억 남아"

'아직도 움직이는 조희팔 자금'.

조희팔 사기 사건의 2인자 강태용이 중국에서 검거되면서 이들이 중국 현지에서 움직이고 있는 현금 규모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숨진 조 씨의 조카 A(46) 씨가 중국으로 건너가 강 씨로부터 상당한 돈을 받았다는 진술이 나오는 데다 조 씨 측으로부터 1억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된 전 대구경찰청 수사과 직원도 상당한 향응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A씨는 숨지기 전 지인들에게 "생활비 대부분을 강 씨에게 받았고, 한 번 받을 때 1천만원 정도 받았다. 조희팔 조직의 돈에서 받아야 할 몫이 더 많다"고 말한 것으로 본지 취재 결과 밝혀졌다. 또 A씨는 올 추석을 앞두고 지인들에게 "중국으로 건너가 강 씨에게 3억원을 받으려고 했지만 3천만원밖에 받지 못했다"는 이야기도 한 것으로 드러났다. A씨는 2010년 11월 이후 39차례나 중국을 방문해 짧게는 3, 4일, 길게는 한 달가량 머물렀다.

검찰에 따르면 조 씨가 도피 자금으로 마련한 돈은 현재 드러난 것만 70억원이다.

조 씨는 범죄 수익금 은닉을 위해 고철무역업자(53'구속)에게 2008년 5~7월 760억원을 투자했다. 하지만 수사망이 좁혀오자 같은 해 10월 투자계약 해지를 명목으로 70억원을 돌려받았고, 조 씨는 이 돈을 도피 자금으로 사용했다.

2인자 강 씨는 2008년 11월 중국 도피에 앞서 100억원가량을 도피 자금으로 마련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강 씨는 다단계 회사의 경인지역 총괄법인 ㈜리브, 대구경북지역 총괄법인 ㈜씨엔, 부산경남지역 총괄법인 ㈜챌린 등 3개 지역 법인의 경영 실무를 맡았다. 세 지역 총괄법인이 조 씨 다단계 회사의 핵심 법인인 덕분에 강 씨는 수천억원대의 돈을 통제할 수 있는 위치에 있었다. 검찰 관계자는 "강 씨가 여러 법인 운영에 관여하면서 돈을 빼내 개인적으로도 쓰고, 뇌물이나 도피 자금으로 사용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했다.

강 씨에게 2억4천여만원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재판을 받은 김광준 전 서울고검 검사에 대한 1심 판결문에 따르면 '강 씨는 2008년 5월부터 자신에 대한 본격적인 수사가 진행되자 일찌감치 해외 도피를 준비하면서 같은 해 7월부터 100억원이 넘는 거액의 도피 자금을 마련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적시했다.

실제 조 씨와 강 씨는 중국 도피 중에도 고급 술집을 전전하는 등 흥청망청 생활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도피 자금으로 사용하고 남은 금액도 상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안팎에서는 "중국 도피 기간 하루에 100만원만 사용해도 7년 동안 25억원가량을 사용한 것이 된다"며 "남은 도피 자금뿐만 아니라 별도로 숨긴 은닉 자산이 1천억원대에 이를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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