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성동에서 마지막 축배 들어야죠"…한국시리즈 1차전 뜨거운 대구시민야구장

입력 2015-10-26 20:40:24

26일 오후 대구시민운동장 야구장에서 열린 2015프로야구 한국시리즈 삼성 라이온즈와 두산 베어스의 1차전 경기에서 많은 야구팬이 삼성의 승리를 기원하며 열띤 응원을 펼치고 있다. 김영진 기자 kyjmaeil@msnet.co.kr
26일 오후 대구시민운동장 야구장에서 열린 2015프로야구 한국시리즈 삼성 라이온즈와 두산 베어스의 1차전 경기에서 많은 야구팬이 삼성의 승리를 기원하며 열띤 응원을 펼치고 있다. 김영진 기자 kyjmaeil@msnet.co.kr

'고성동에서 마지막 우승을 해야죠.'

26일 오후 대구시민야구장 주변은 열기로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한국시리즈 1차전을 앞두고 야구장 주변은 몰려든 야구팬들로 북적이기 시작했고 삼성과 두산 양팀의 우승을 기원하는 각종 현수막과 애드벌룬이 분위기를 더했다.

이날 오후 3시 30분. 경기 시작 3시간 전이었지만 구장 곳곳은 붐비기 시작했다. 각각 삼성과 두산 유니폼을 갖춰 입은 팬들이 응원도구를 안고 친구끼리, 연인끼리 구장을 찾았다.

한국시리즈를 앞두고 터진 일부 삼성 라이온즈 선수의 도박 파문 여파가 이어지고 있지만 팬들의 표정에서는 끝까지 응원해 통합 5연패를 이뤄내자는 결의가 가득했다. 친구들과 함께 구장을 찾은 이아름(24'여) 씨는 "올해는 도박 파문으로 3명의 주축 투수가 빠지면서 선수단 분위기가 좋지 않아 걱정이 앞선다. 하지만 팬이기에 끝까지 믿고 응원하겠다"고 말했다. 아들과 함께 구장을 찾은 윤기현(45) 씨도 "통합 5연패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이 많지만 삼성 라이온즈니까 믿고 응원하겠다"고 말했다.

경기 시간이 다가올수록 야구장 주변은 열기로 달아올랐다. 이날만을 손꼽아 기다려온 야구팬들의 발걸음도 빨라졌다. 구장에 일찍 도착한 팬들은 한국시리즈 우승 트로피 앞에서 포즈를 취하며 사진을 찍기도 하고 연인, 가족들과 '최강 삼성'이라고 적힌 큰 현수막 앞에서 '셀카'를 찍기도 했다.

타지에서 온 팬들은 누구보다 들뜬 표정이 역력했다. 직장이 전북 전주에 있어 '반차'를 내고 야구 관람을 왔다는 문현철(43) 씨는 "이날만을 손꼽아 기다려왔다"며 "멀리 있지만 5연패의 시작 경기를 놓칠 수 없어 표를 어렵게 구했다"고 말했다.

두산 팬들은 다소 침체된 삼성 팀 분위기에 우승을 기대했다.

세종시에서 온 윤기석(34) 씨는 "경기를 보려고 정오에 출발해 오후 3시쯤 대구에 도착했다"며 "상대적으로 삼성의 팀 분위기가 침체돼 있을 것으로 생각되니 두산에는 이번이 절호의 기회다. 우승할 수 있도록 열심히 응원하겠다"고 말했다.

삼성 팬들로서는 이번 한국시리즈가 또 다른 의미가 있다. 북구 고성동에서 마지막 삼성 경기가 열리기 때문이다.

'꽹과리 아줌마'로 통하는 삼성 열성팬 오선희(62) 씨는 구장의 한 입구를 색색의 풍선으로 꾸몄다. 오 씨는 "젊은 시절부터 야구를 보기 위해 출근 도장을 찍은 곳인데 삼성이 마지막 시즌을 아름답게 꾸미고 떠났으면 좋겠다"며 "분위기도 침체된 것 같아 풍선으로 그 마음을 달래보려고 꾸미고 있다"고 말했다. 인근에서 20년째 치킨 장사를 한 한 상인은 "마지막 시즌인 만큼 잘했으면 좋겠다. 모든 야구팬의 정이 묻어 있는 곳이라 좋은 결과를 가지고 끝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오후 6시 30분. 경기 시작과 함께 양팀 팬들의 응원 열기가 불을 뿜었다. 삼성 팬들은 파란색 응원봉으로 목청 높여 응원가를 불렀고 두산 팬들도 흰색 깃발을 휘날리며 응원 열기를 보였다.

삼성 응원석은 경기가 시작되자, '최강 삼성'이라 쓰인 대형 현수막을 펼쳤고 플래카드와 폭죽 등으로 응원 열기를 더했다. 삼성 라이온즈를 의미하는 대형 사자 모형도 어김없이 등장해 응원 분위기를 달궜다.

쌀쌀한 날씨였지만 응원에는 남녀노소 할 것 없었다. 아파트 주민끼리 유치원, 초등학생 자녀를 데리고 야구장을 찾았다는 박명민(37) 씨도 "전투적으로 표를 예매했다. 아이들이 평소 야구를 무척 좋아하기 때문에 따뜻한 옷을 챙겨입고 야구장을 찾았다"며 "5차전을 대비해 또 전투적으로 표를 예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운동장에는 권영진 대구시장, 이동희 대구시의회 의장, 우동기 대구시교육감, 조해현 대구지방법원장, 남동국 대구지방국세청장 등이 참석했다. 그 외에도 구정모 대구시체육회 부회장과 김종만 대구야구협회장 등이 자리했다. 경기에 앞서 권 시장과 이수빈 구단주는 각각 류중일 감독과 김태형 감독에게 꽃다발을 전달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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