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산자료 파기 도피 여성 수사 계획…피해자·배당금 핵심 정보 접근 가능
다단계 사기범 조희팔의 전산실장이던 배상혁(44)이 구속되면서 피해 금액과 피해자 수가 드러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조 씨 일당은 전국을 무대로 활동을 했고 피해 규모가 방대한데다 주범들이 도피하면서 검'경이 오랜 기간 수사를 펴왔지만 아직 정확한 피해 금액은 물론 피해자 수가 밝혀지지 않고 있다.
하지만 전산실은 다단계 사기의 자금 흐름과 피해자들의 기본 정보, 배당금과 수당 규모 등 범죄 핵심 정보를 모아둔 곳인 만큼 배 씨 수사를 통해 피해 규모의 윤곽이 밝혀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현재까지 수사나 재판과정에서 밝혀진 피해 금액은 2조5천억원이며 피해자가 2만5천 명 정도지만 일부에서는 4조원을 넘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는 상태다.
실제 조 씨 일당이 도피 전에 가장 중시했던 작업도 전산실 자료 파기였다. 배 씨는 조 씨 사건의 2인자인 강태용(54)의 매제로 2004년 다단계 사업이 시작될 당시 전산실장으로 근무했다. 배 씨는 강 씨와 함께 다단계 사업 초기 투자금 유치를 통해 배당금과 수당 규모 등 사업 '설계'에 주요 역할을 담당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경찰에 따르면 2004년에서 2008년 10월 말까지 다단계 사기가 진행될 당시 전산실장은 구속된 배 씨와 여성 A씨 등 두 명이었다. A씨는 2008년 10월 30일 수성구 만촌동에 있던 전산실의 핵심 자료를 파기할 때 책임자였다. 경찰이 같은 달 31일 전산실을 압수 수색했을 때는 이미 범죄 핵심 정보가 든 전산자료가 모두 파기된 뒤였다. 전산자료가 파기된 후 조 씨 일당은 중국 등으로 도피 작업을 본격화했다.
이 때문에 A씨는 다단계 사기의 마지막 단계의 자금 규모를 파악할 수 있는 위치에 있다. 한 피해자는 "배 씨는 강 씨의 매제였고, A씨는 강 씨와 두터운 친분을 유지했다"며 "특히 A씨의 경우 강 씨의 지시만 받을 정도로 베일에 싸여 있었다"고 했다.
이 때문에 정확한 피해 규모를 확인하기 위해선 배 씨뿐만 아니라 A씨에 대한 수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특히 A씨는 전산실의 전산자료가 파기될 당시의 상황을 정확하게 알 수 있는 위치에 있었다. 또 여전히 혼란스러운 피해 금액 및 피해자 수를 파악하기 위해서라도 A씨에 대한 조사가 필요하다는 것. 이와 관련, 경찰 관계자는 "앞으로 A씨에 대한 수사도 진행할 것"이라고 했다.
한 피해자는 "전산실은 조 씨 일당이 워낙 중요하게 생각한 탓에 수시로 장소를 옮겼다. 수성구 만촌동에 있기 전에 동구와 남구 등지로 전산실을 옮겨 다녔고, 전산실에 들어갈 수 있는 인물은 극히 소수에 불과할 만큼 은밀하게 관리했다"며 "전산실 책임자를 제대로 조사하는 것이 사건의 규모를 파악하는 지름길"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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