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장 건설·입주 신청 58곳, 외국인 투자 7개 기업 유치…녹전동엔 美 보잉사도 입주
영천이 항공 및 자동차부품 분야의 외국인 투자기업 유치를 통해 글로벌 기업도시로 발돋움하고 있다. 영천의 외국인 투자기업은 총 10여 곳으로 투자금액이 2억달러를 넘는다. 세계 최대 항공사인 미국 보잉은 지난 5월 영천 녹전동에 항공전자 유지'보수'정비(MRO)센터를 준공한 뒤 상업가동 중이다. 대구경북경제자유구역 영천첨단부품소재산업지구에는 외국인 투자기업 7곳을 유치했다. 국내 자동차부품 분야의 강소기업들도 영천첨단부품소재산업지구에 잇따라 공장을 증설하고 있다.
영천 채신동'본촌동'금호읍 구암리 일원 147만㎡에 조성된 영천첨단부품소재산업지구는 경제자유구역 중 전국 최대 자동차부품단지로 떠오르고 있다.
영천첨단부품소재산업지구에 공장을 건설했거나 입주를 신청한 기업은 58개에 이른다. 이 중 외국인 투자기업은 일본 다이셀, NOK, DIC, 미국 BWA, 퍼시픽엑스오토코퍼레이션, 중국 금중그룹'복정, 대만 리펭징 등 7곳이다. 대구경북경제자유구역 8곳 중 영천첨단부품소재산업지구가 외국인 투자기업을 가장 많이 유치했다.
금중그룹과 복정은 한국기업 ㈜아다와 함께 지난 7월 2천400만달러를 투자하기로 양해각서를 체결한 뒤, 벌써 골조를 세우고 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금중그룹과 복정은 중국자본의 경북도 내 첫 투자 사례다.
영천첨단부품소재산업지구에는 금창, 한중엔시에스, 세원물산, 진양특수강 등 글로벌 경쟁력을 가진 국내 강소기업들도 공장을 증설하고 있다.
자동차부품 기업들은 연구개발을 통해 정밀도를 높일 경우 항공부품을 생산할 수 있어 항공산업 육성의 기반이 된다.
◇엔진 소음 완화 장치 年 250억 매출…719억 투입 자동화 라인 구축, 댐퍼풀리 연간 450만개 생산
◆세계 최고 생산라인 갖췄다, ㈜피엔디티
지역 자동차부품 기업 ㈜평화홀딩스와 일본 다국적 기업 ㈜NOK의 합작사인 피엔디티는 지난해 1월 공장을 준공한 뒤 요즘 하루 24시간 풀가동 중이다.
댐퍼풀리(엔진 진동'소음 완화장치)를 생산하는 이 기업은 주조, 가공, 조립 부문 등을 자동화한 최첨단 일관 생산라인을 구축했다. 주조라인에 들어서면 마치 제철소에 온 것 같다. 전기로에 쇳물을 녹여 댐퍼풀리의 거푸집에 부은 뒤 가공'조립을 거치는 전 과정이 자동화돼 있다. 주조라인의 집진시설도 잘 갖췄다. 댐퍼풀리에 들어가는 고무제품도 고무원료를 이용해 자체 생산하고 있다. 일본과 중국 자동차부품 회사 관계자들도 견학 후 세계 최첨단시설로 평가했다.
719억원을 들여 공장을 설립한 피엔디티는 현재 연간 댐퍼풀리 450만 개를 생산하고 있다. 다음 달에는 일본 마쓰다자동차에 댐퍼풀리 60만 개를 납품하기 위해 60억원을 들여 생산라인을 증설할 계획이다.
피엔디티 박오규 공동대표는 "세계 2위 댐퍼풀리 업체인 NOK는 도요타, 혼다, 닛산자동차 등에 납품해 일본 물량의 70∼80%를 차지하고 있다. 현재 매출 250억원 수준을 장기적으로 4배로 늘리기 위해 생산라인을 증설할 계획"이라고 했다.
◇국내 유일 에어백 인플레이트 생산…현대·기아차에 360만 개 납품, 세계 6곳 거점 공장 점유율 22%
◆2020년 세계 시장 점유율 1위 목표, ㈜다이셀
일본기업인 ㈜다이셀은 2013년 영천첨단부품소재산업지구의 외국인 투자기업 중 가장 먼저 공장을 준공했다.
현재 2개 생산라인을 가동해 자동차 에어백 인플레이트(가스발생장치)를 연간 360만 개를 생산해 현대'기아차에 납품하고 있다. 국내에서 유일한 에어백 인플레이트 생산업체다. 근로자 120명 중 100여 명이 영천에 거주해 지역 일자리 창출에도 한몫을 하고 있다.
향후 2개 생산라인을 증설해 연간 에어백 인플레이트 720만 개를 생산할 계획이다. 영천첨단부품소재산업지구에 총 3천600만달러를 투자하게 된다.
다이셀은 5개 사업부를 둔 글로벌 기업이다. 5개 사업 중 하나인 에어백 인플레이트 부문은 세계시장 점유율 22%로 2위를 차지하고 있다.
다이셀은 한국을 비롯해 중국, 태국, 유럽(폴란드), 미국, 일본 등 세계 6곳에 생산거점을 두고 있다. 일본에서도 도요타 자동차의 에어백 인플레이트 60∼70%를 차지할 만큼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다이셀 안성택 이사는 "앞으로 영천에 연구소를 운영할 계획이지만 설계 및 연구 인력을 구하기 어렵다. 기술력과 경쟁력을 바탕으로 2020년 에어백 인플레이트 부문 세계시장 점유율 1위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했다.
◇차체 부품…중기청 '강소기업' 지정…줄넘기·금연 직원 건강 배려, 기술연구소 운영 생산성 향상
◆직원 행복이 회사의 경쟁력, ㈜금창
영천 본촌동 ㈜금창 본사와 영천첨단부품소재산업지구의 신공장 앞마당에는 소나무들이 우뚝 서 있다. 늘 푸른 소나무의 기상처럼 꿋꿋이 혁신을 거듭해 회사의 경쟁력을 높인다는 의미다.
직원 300여 명이 집처럼 편안하게 느낄 수 있도록 정원에 영산홍도 심었다. 소나무 아래 정원에서 매년 봄 직원가족들을 초청해 '영산홍 축제'를 열어 화합을 다진다.
이 회사는 줄넘기와 금연을 통해 직원들의 건강을 다지고 있다. 독서와 '잔반 안 남기기 운동'으로 봉사정신도 함양하고 있다.
차체와 시트 부품을 생산하는 이 기업은 직원들의 건강을 바탕으로 끊임없이 기술개발과 품질혁신에 집중해 지난 6월 중소기업청으로부터 강소기업으로 지정됐다. 3년간 연구개발 및 수출 마케팅 분야에서 지원을 받는다.
기술개발과 혁신의 중심에는 2000년 설립된 기술연구소가 있다. 기술연구소는 전문인력 6명을 두고 자동화 라인 구축, 품질개선, 생산성 향상 등으로 신성장동력을 창출하고 있다.
금창 송재열 대표는 "직원의 행복과 사회공헌활동을 위해 작지만 건강한 기업을 만들겠다. 변화와 혁신을 통해 차체부품업계의 리더가 되겠다"고 했다.
◇美 현대·기아차 에어백 센서모듈 공급…포스텍과 수소연료전지 개발, 사내대학 운영 석·박사 지원
◆연구와 개발로 신성장동력 창출, ㈜한중엔시에스
한중엔시에스는 에어백 센서모듈, 배기부품, 브레이크 레버 등을 생산하는 자동차부품 기업이다.
이 중 에어백 센서모듈은 사람 몸무게에 따라 에어백 압력을 조절해 작동 때 차량 탑승자의 안전을 유지할 수 있는 첨단 제품이다. 에어백 센서모듈은 국내 자동차에는 아직 의무적으로 장착되지 않고 있지만 미국에서 생산하는 현대'기아차의 모든 차량에 공급되고 있다.
이 회사가 첨단 자동차 부품인 에어백 센서모듈을 생산하고 있는 것은 10년 전부터 운영해온 기술연구소 덕분이다. 기술연구소에는 전문인력 7명과 부품 개발인력 40여 명이 자동차 및 에너지 분야에서 미래의 먹을거리를 찾고 있다.
에너지 분야에서는 수소연료전지 연구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포스텍과 수소연료전지 테스트베드 구축에 관한 협약을 체결하고 사업을 함께 추진하고 있다.
인력 양성을 위해 경일대와 사내대학도 운영하고 있다. 올해 처음으로 졸업생 15명을 배출했다. 졸업생 중 20%는 대학원 석사과정에 보내고 있으며 내년에는 박사과정에도 입학시킬 계획이다.
한중엔시에스 김환식 대표는 "400억원을 들여 영천첨단부품소재산업지구에 공장을 증설해 직원이 기존 260명에서 380명으로 늘었다.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연구개발 역량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기업인을 왕으로 모십니다" 원스톱허가담당계 신설, 30일 인허가 업무 7일로 단축
◆기업인을 왕으로 모시는 도시, 영천
국내외 강소기업 유치에는 대구경북경제자유구역청, 경상북도, 영천시의 원스톱서비스가 큰 역할을 했다. 특히 '기업인을 왕으로 모시는 도시'를 슬로건으로 내세운 영천시의 기업유치 전략이 결실을 맺은 셈이다.
영천시는 지난 2008년 원스톱허가담당계를 신설한 뒤 공장 및 건축 인허가 업무를 신속히 처리하고 있다.
시는 공장 인허가 때 '사전입지기준 확인 신청'을 받아 시간과 비용을 절감할 수 있도록 했다. 공장 인허가 신청이 들어올 경우 우선 모든 관련 부서에 서류를 이메일로 넘겨 신속히 검토한다. 이후 매주 화'목요일 오전 8시 30분 영천시청 영상회의실에서 관련 부서 실무종합심의회를 열어 법령 저촉 여부를 검토한다. 법령 저촉사항이 없을 경우 실무종합심의회 다음 날에 인허가 업무를 처리한다. 원스톱서비스로 평균 30일 정도 걸리던 인허가 시일이 7일로 단축됐다.
김영석 영천시장은 "시민들의 기업유치 환영 분위기와 안정적인 노사문화로 외국인 투자기업들이 영천에 많이 들어왔다. 공직자들도 대구경북경제자유구역청 및 경북도 실무자들과 호흡을 맞춰 기업 유치에 큰 역할을 했다"고 했다.
댓글 많은 뉴스
이재명 90% 득표율에 "완전히 이재명당 전락" 국힘 맹비난
권영세 "이재명 압도적 득표율, 독재국가 선거 떠올라"
이재명 "TK 2차전지·바이오 육성…신공항·울릉공항 조속 추진"
대법원, 이재명 '선거법 위반' 사건 전원합의체 회부…노태악 회피신청
국정원, 中 업체 매일신문 등 국내 언론사 도용 가짜 사이트 포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