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일조량·큰 일교차 덕 '신의 선물'
청송사과가 출하되는 10월 말이면 전국의 사과 주산지는 청송의 눈치를 본다. 자기 지역에서 생산된 사과의 품질이 뛰어나도 예외는 아니다. 모두 청송사과의 시세를 궁금해한다. 전국에서 가장 비싼 사과인 청송사과는 전국 각지의 사과 시세 기준이 된다. 청송사과가 가장 높은 가격을 형성해주면 그해 사과 시세가 된다.
청송사과는 이렇게 비싼 몸값 때문에 최근 많은 곤욕을 치르고 있다. 일부 소규모 상인들은 소위 상자갈이를 통해 다른 지역 사과를 청송사과로 속여 팔아 이윤을 더 챙기는가 하면 대형 중개상들이 다른 지역 사과를 수매해 청송사과로 도매시장에 납품하다 적발되기도 했다.
도로변에서 파는 사과 중 대부분이 '청송사과'라고 적혀 있지만 사실 청송사과는 현지에서도 없어 못 팔 정도로 귀한 몸이다. 사과 1위 청송이 어떤 노력으로 '청송사과'를 탄생시켰는지 그 비법에다, 청송사과의 부흥기는 어떤 계기로 맞게 됐는지 등을 사례 중심으로 세 차례에 걸쳐 짚어본다.
◆천혜의 사과생육지 청송, 이곳에서 빚은 사과가 농촌을 살찌게 한다
청송은 대륙성 기후와 해양성 기후가 교차하는 지역으로 평균 해발 250m의 분지형 고지대에 자리하고 있다. 하루 평균 일조량이 6시간 36분으로 풍부한 햇살을 받아 고운 빛깔의 사과를 만든다. 연평균 일교차가 13.4℃로 매우 크기 때문에 육질이 단단하고, 당도도높고 저장성이 뛰어나다. 토양은 경질양토와 사질양토가 사과재배 면적의 90%를 차지해 나무가 잦은 병치레 없이 튼튼하게 잘 자란다.
청송은 전체 5천여 농가 중 2천884가구가 사과를 재배하고 있다. 지난해 사과 4만5천215t을 생산, 1천183억원의 소득을 올리며 군 전체 농가 소득의 절반을 넘었다. 한 가구당 평균 4천100만원의 소득을 올린 것으로 나타나 웬만한 대기업 사원이 부럽지 않을 정도다. 특히 지난해 같은 기간 평균보다 1년 사이에 100만원의 소득이 오른 것으로 나타나 청송사과 시세의 고공행진을 대변해주고 있다.
청송군에 따르면 43t 이상 생산하는 농가는 소득 1억원 이상이라고 한다. 군과 청송사과유통공사, 청송군사과협회 등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 250~300가구가 연간 1억원 이상 소득을 올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사과농가의 10%가 억대 농가인 셈이다.
청송군사과협회장 출신 현시학 청송군의원은 "40, 50대 사과농가에서 고소득을 올리고 있다"며 "사과시세도 좋고 그만큼 젊은 농민들이 노력한 결과인 것 같다"고 말했다.
◆청송군의 사과산업전략
청송군은 고품질 사과 생산을 위해 행정 및 재정적 지원을 집중하고 있다.
자연재해로 인한 농가의 경영불안을 없애기 위해 농작물 재해보험료를 지원하면서 농가 경영안정화를 가져왔다. 군은 올해 57억2천200만원의 사업비(지원금 80%, 자부담 20%)로 태풍과 우박, 동상해, 집중호우 등 자연재해에 대비해 사과와 고추 등 29개 품목의 재해보험을 지원했다. 올 9월까지 총 2천585농가에서 가입을 마쳤고 사과농가는 전체 농가의 89%가 재해보험에 가입돼 있다.
군은 FTA기금을 통해 품종 갱신과 관수시설 등을 지원하고 있다. 수입 사과에 맞서 국내 사과재배 환경을 개선하고 경쟁력을 키운다는 취지에서 올해 60억원의 사업비를 책정했다. 특히 올해는 수입산에 의존하고 있는 사과 인공수분용 꽃가루를 국산화하려고 '과수 인공수분용 꽃가루생산단지 조성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사업비 9억6천500만원을 투입해 청송읍 청운리에 꽃가루검증실과 관리실 등을 건립하고 있으며 10, 11월 중 본격적인 꽃가루 생산에 들어갈 예정이다.
청송군은 농가 자재 지원사업을 비롯해 일감 절감 및 경작 규모화를 위한 농기계 구매비까지 지원하고 있으며 연간 600억원의 예산을 사과 분야에 투입하고 있다. 이달 현재 1차 추경예산을 합친 올해 총예산 2천920억원 중 20% 이상이 사과 부문에 투입되고 있는 것이다.
한동수 청송군수는 "우리 농민들이 걱정 없이 농사를 지을 수 있게 하는 것이 우리 행정기관에서 하는 일"이라며 "FTA에 대비해 그에 맞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으며 FTA를 통해 청송사과는 오히려 세계인의 입맛을 공략할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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