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는 말 못할 고민…이브여, 병원 노크하라
#소변 새는 원인따라 치료법 달라
#병원 방문해 정확한 진단 받아야
#복압성'전립선 비대증 수술 효과
#과민성 방광 식이조절'약물치료
주부 유모(58) 씨는 시도 때도 없이 흐르는 소변 때문에 난처한 경우가 한두 번이 아니다. 외출할 때는 성인용 패드를 착용하고, 소변을 참지 않도록 노력하지만 뜻하지 않은 얼룩이나 냄새 때문에 얼굴을 붉힌 적이 많다. 활동적이었던 성격도 많이 어두워졌고, 아예 외출을 하지 않는 날도 점점 많아졌다. 유 씨는 "부끄럽고 난처한 경험을 하면서 집안에만 틀어박혀 지내는 일이 많아졌다"면서 "이러다 우울증이 오는 건 아닌지 걱정스럽다"고 푸념했다. 본인의 의지와 상관없이 새는 소변 때문에 말 못할 고민에 빠진 이들이 적지 않다. 요실금은 일상생활에 불편을 끼치는 데 그치지 않고, 외출이나 운동, 사회 활동을 주저하는 등 일상생활에도 지장을 준다. 실제로 전체 성인 여성 인구의 40%가량이 요실금으로 고통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내에도 200만 명가량의 요실금 환자가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요실금은 흔한 질환이지만 원인에 따라 치료 방법도 달라진다. 따라서 정확한 병의 진단과 치료 방법의 선택이 중요하다.
◆소변 새는 원인 달라
요실금은 어떤 경우에 소변이 새느냐에 따라 검사 및 치료 방법이 달라진다. '복압성 요실금'은 배에 힘이 들어갈 때 소변이 새는 경우다. 크게 웃거나 재채기를 할 때, 또는 줄넘기나 골프 등 운동이나 무거운 물건을 들 때 소변이 샌다. 심하면 앉거나 누웠다가 일어설 때 소변이 새는 경우도 있다. '절박성 요실금'은 소변이 마렵다고 느끼는 순간 참지 못하고 소변을 흘리는 경우다. 두 경우가 한꺼번에 나타나는 '혼합성 요실금'도 있다. 전체 요실금의 30~60%는 혼합성 요실금으로 알려져 있다. 자주 새는 소변 때문에 요로감염이나 질 감염, 변비 등의 원인이 된다.
'일류성 요실금'은 요로가 막히면서 소변을 본 뒤에도 잔뇨가 남아 정상적인 방광 수축이 되지 못하고 소변이 넘쳐 흐르는 경우다. 요도괄약근이 손상되면 활동이나 자세에 관계없이 지속적으로 소변이 새는 '지속성 요실금'이 나타난다.
요실금의 원인은 다양하기 때문에 병원에서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 요실금을 진단하는 과정에서 신경질환이나 방광, 대장에 질환이 있거나 자궁탈출증 등 골반 장기의 질환을 찾아내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복압성'전립선 비대증은 수술이 효과적
복압성 요실금은 수술로 교정이 가능한 대표적인 요실금이다. 복압성 요실금은 주로 분만으로 골반 근육이 약해졌거나 요도를 지지하는 조직이 약화되는 게 원인이다. 복압성 요실금 수술은 테이프를 이용한 중부요도슬링수술(TVT, TOT)이 가장 효과적이다. 국소마취나 척추마취를 한 뒤 수술을 하고, 통증 조절을 위해 수술 후 하루 정도 입원하면 된다. 복압성 요실금과 절박성 요실금이 함께 나타나는 혼합성 요실금은 우선 약물치료를 한다. 환자 대부분 절박성 요실금으로 인한 불편이 더 크기 때문이다. 증상이 개선되면 약물치료를 하고, 복압성 요실금 증상이 심한 경우에는 수술을 고려한다.
소변을 잘 보지 못해 방광 안에 잔뇨가 넘치는 일류성 요실금도 약물치료와 함께 수술로 호전을 기대할 수 있다. 일류성 요실금은 소변을 본 후에도 방광 안에 잔뇨가 400~500㏄ 이상 남아 있는 경우에 생긴다. 소변 배출이 잘 되지 않기 때문에 방광이 수용할 한계를 넘어 조금만 소변이 더 모여도 소변이 새게 된다. 척수손상이나 뇌졸중 등 신경학적 이상으로 인해 방광 기능이 떨어진 환자에게 자주 나타난다. 특히 당뇨합병증으로 방광 기능이 떨어졌거나 심한 전립선 비대증으로 인해 방광이 막혔을 때도 발생한다. 전립선 비대증으로 인한 요실금은 전립선 절제술 등을 통해 증상 개선을 기대할 수 있다. 그러나 방광 기능에 문제가 생긴 경우라면 수술로는 잔뇨를 줄일 수 없다. 따라서 약물치료와 함께 직접 도뇨관을 삽입해 소변을 강제 배출하는 간헐적 자가도뇨 치료가 필요하다.
◆수술 없이 치료하는 요실금
절박성 요실금은 너무 예민한 방광 때문에 생긴다. 방광은 보통 350~450㏄의 소변을 채울 수 있다. 그러나 방광이 예민하면 소변이 방광을 다 채우지 않았는데도 심한 요의를 느끼게 된다. 자주 소변을 보거나 밤에 자다가 소변 때문에 자주 깨는 증상 등도 과민성 방광 탓이다. 전체 여성 인구의 20%가량이 과민성 방광을 앓고 있고, 과민성 방광 환자 중 30%가량은 절박성 요실금을 호소한다.
과민성 방광으로 인한 절박성 요실금에는 약물치료가 효과적이다. 식이조절이나 골반강화운동과 함께 약물치료를 병행한다. 커피나 술, 맵고 짠 음식은 방광 내 감각수용체를 자극해 방광의 과민성을 악화시키기 때문에 피하는 것이 좋다.
이 밖에도 일정 간격으로 소변을 보도록 훈련하는 배뇨시간 조절법이나 케겔운동, 몸의 의식적인 조절 기능을 향상시키는 바이오피드백 요법, 전기자극 요법 등도 도움이 된다.
요실금을 예방하려면 자극적인 음식을 피하고, 올바른 배뇨 습관을 갖는 게 좋다. 비만이라면 체중을 줄이고, 꾸준히 골반근육 강화운동을 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권준범 대구파티마병원 여성건강센터장은 "요실금은 사회활동에 많은 제약을 주고, 심한 경우 우울증 등 심리적인 문제도 일으킬 수 있다"면서 "혼자 고민하기보다는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받는 것이 삶의 질을 높이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도움말 권준범 대구파티마병원 여성건강센터 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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