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도시 휴대폰 중계기 설치, 아파트 "안이냐 vs 밖이냐"

입력 2015-10-20 01:00:05

입주민 "전자파 우려 외부에" 이통사 "설치비 절감 안쪽에"

대구 신도시 아파트 입주민과 이동통신사가 중계기 설치를 둘러싸고 갈등을 빚고 있다. 입주민들은 전자파 발생 등을 우려해 단지 밖 설치를 요구하고 있지만 이동통신사는 비용과 관리 등의 이유로 단지 내를 고집하고 있다.

대구 북구 금호지구의 한 아파트는 얼마 전 단지 내 통신사 중계기 설치를 두고 입주민 찬반 투표를 진행했다. 입주민들은 "중계기가 없는 탓에 집안에서는 휴대폰 사용이 거의 불가능하다. 베란다에 나가야 겨우 통화가 가능할 정도"라며 "응급상황이 발생했을 때를 생각하면 중계기 설치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동구 대구혁신도시와 달성군 테크노폴리스 등 신도시에 조성된 아파트 단지 대부분은 이처럼 휴대폰 전파가 약해 입주민이 불편을 겪고 있다.

이 때문에 휴대폰 사용을 위한 중계기 설치 요구가 커지고 있지만 설치 장소를 두고 아파트 단지 입주민과 통신사가 대립하고 있다.

통신사는 설치 비용을 절감하고 보다 쉽게 관리할 수 있다는 이유로 아파트 단지 내 중계기 설치를 선호하는 반면 입주민들은 전자파 유해성을 우려해 단지 밖 설치를 원하고 있다.

금호지구 아파트 입주민들은 "전자파가 인체에 유해하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이라며 "만약 아파트 단지 내에 중계기가 설치되면 건강을 해치는 전자파가 하루종일 우리 주변에 발생하는 것 아니냐"고 했다.

이에 대해 통신사 관계자는 "중계기의 전자파가 인체에 유해하다는 정확한 근거는 없다"며 "입주민들이 겪는 불편을 해소하려면 아파트 안 중계기 설치가 필요하다"고 했다. 하지만 입주민들은 여전히 인근 야산 등 안전성이 확보되는 곳에 중계기를 달아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아파트 단지가 몰린 칠곡 2'3지구의 경우 함지산에 중계기를 다는 등 꼭 아파트 안에 달아야 할 필요가 없다는 주장이다.

입주민들은 신도시 일대에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속속 들어서는 만큼 통신사가 장기적으로 안전한 중계기 장소를 물색해 고객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입주민들은 "금호지구에는 앞으로 8천 가구 이상이 입주한다. 통신사가 눈앞의 이익에만 몰두할 것이 아니라 안전한 곳에 중계기를 달아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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