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 8만 명이 안 되는 문경에서 대회를 준비하기 벅찼지만 시민지원위원회를 중심으로 결집된 문경시민들의 저력이 대회를 잘 준비하는 데 밑거름이 됐습니다."
지난 1일 '2015 경북문경 세계군인대회' 개막을 하루 앞두고 열린 내'외신 기자회견에서 김관용 경상북도지사와 김상기 대회조직위원장은 문경시민지원위원회(공동위원장 김지훈'주대중'현한근)의 역할을 언급하며 거듭 감사의 뜻을 표시했다.
수도권 및 다른 지역 일부 기자들은 "시민지원위원회가 뭐지? 조직위 소속이야?" 등의 반응을 보일 만큼 이번 대회에서 드러나지 않은 숨은 주역이었다.
지난 11일 막을 내린 '2015 경북문경 세계군인체육대회'는 역대 국제대회 최저 예산으로 치른 저비용'고효율의 알뜰대회'라는 평가와 함께 국제스포츠대회를 유례없이 민'관'군이 혼연일체가 돼 성공적으로 치러내면서 국제대회 유치와 진행의 모범사례를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런 평가는 시민지원위원회로 인해 더 빛나고 있다.
◆문경시민지원위원회는 어떤 조직?
문경시는 대회 유치 후 인구 7만6천 명의 작은 소도시가 감당하기엔 너무 큰 국제행사라는 꼬리표가 따라다녔다. 광역시도 아닌 시골 동네에서 초대형 국제대회를 잘 치를지 수 있을지에 대한 안팎의 우려였다. 돈도 턱없이 부족하고 문경시가 약속한 선수촌 건립 문제는 좀처럼 실현될 수 없는 현실에 직면했다.
악조건이 겹치는 와중에서도 성공 대회를 위한 문경시민 염원은 대회 끝까지 사그라들지 않았다.
문경시민과 출향인을 중심으로 순수 민간조직인 사단법인 '2015 경북문경 세계군인체육대회 문경시민지원위원회'가 대회를 3년여 앞둔 2012년 7월 24일 창립돼 일찌감치 시민 분위기 조성에 불을 지폈기 때문이다.
시민지원위원회는 출향인 사업가 ㈜원전 김지훈 씨와 주대중 대구가톨릭대 겸임교수, 현한근 문경문화원장이 공동대표를 맡아 구심점이 됐다.
여기에 노순하'고대용 수석부위원장을 비롯한 11명의 부위원장과 박병웅'이병무 명예위원장 등 정'재계, 언론계, 문화'예술계, 사회단체 대표, 종교계 등 시민과 출향인사 461명이 범문경인의 힘을 모으기 시작했다.
가장 주안점을 둔 것은 잘 알려지지 않은 세계군인체육대회를 널리 알리고 관심과 참여도를 높이는 것이었다. 시민지원위는 행정력이 미치지 못하는 사각지대에서 대회 홍보와 시민 역량을 결집시키는 역할을 3년여 동안 했다.
여러 가지 다양한 활동 중 눈길을 끄는 것은 문경시민들의 관심을 모으기 위해 2012년부터 매년 한 차례씩 세계군인체육대회를 주제로 연 일등문경 영어말하기 대회. 지역 초'중'고생들의 글로벌 의식을 함양하고 미래의 자원으로서 군인체육대회 행사에 참여하는 동기를 부여했다.
덕분에 이번 대회에 5천404명의 학생이 서포터스로 참여했다.
또 시민과 경북도민을 대상으로 국군체육부대 주경기장과 선수촌 등을 견학시키는 등 참여도를 높이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국내에서 개최된 국제대회 사상 보기 드물게 성공 대회를 위한 시민들의 '쌈짓돈'도 시민지원위원회에 성금으로 쏟아졌다.
대회를 하루 앞둔 1일까지 19억원의 민간 후원금이 들어왔다.
이병무 아세아그룹 회장이 내놓은 최대 규모 후원금 3억원을 비롯해 공동대표들도 5천만원 이상씩 기탁했다. 익명의 3만원 성금까지 애향심이 깃든 성금은 다양하게 답지했다. 시민지원위의 활동에 문경시민들은 뜨거운 격려와 지지를 보냈다.
◆대회 명칭 경북문경 되찾은 해결사
이번 대회에서 경북문경이 하마터면 대회 명칭에서 빠질 뻔했다.
지난 2013년 3월 대회조직위는 "문경의 인지도가 낮다"며 세계 120여 국가에 홍보할 '2015 경북문경 세계군인체육대회'의 공식 명칭과 엠블럼 등 상징물에 개최 자치단체인 경북과 문경의 지명을 모두 배제시켰다. 역대 스포츠대회 사상 개최 도시 지명이 빠지는 초유의 일이 발생한 것이다. 촌동네에서 국제대회를 치르는 설움이었다.
조직위는 대회 명칭을 '2015 코리아 세계군인체육대회'로 정하고 국제군인스포츠위원회(CISM)의 승인을 받아 아예 선포식을 해버렸다. 이 같은 소식이 매일신문(2013년 3월 26일 자 4면 등 보도)을 통해 알려지자 시민지원위는 시민 1만2천여 명의 서명을 받아 강력한 투쟁에 나섰다. 1년 후 CISM 승인까지 난 대회 명칭에 경북문경을 넣게 한 일등공신이 되면서 경북도민과 문경시민들의 자긍심을 지켜냈다.
문경이 문경새재를 둔 관광지라는 그동안의 이미지에서 한 발짝 더 나아가 세계군인체육대회 개최 도시로 부각되는 등 문경 브랜드 상승효과는 이번 대회 큰 성과로 꼽힌다.
시민지원위는 또 "19억원 시민성금을 헛되이 사용하면 안 된다"며 자신들의 유니폼도 가장 단가가 낮은 것으로 고르는 등 성금 사용 부문도 알뜰하게 집행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고윤환 문경시장은 "시민지원위는 시민과 출향인들의 가교 역할은 물론 고비 때마다 시민 역량을 결집시켜 줬다"며 "임진왜란 관군과 의병이 합세해 왜적을 물리쳤듯이 대회조직위와 경북 8개 시'군이 관군이라면 시민지원위원회와 서포터스는 무적 의병에 견줄 만했다"고 말했다.
댓글 많은 뉴스
경북대 '반한집회'에 뒷문 진입한 한동훈…"정치 참 어렵다"
한동훈, 조기대선 실시되면 "차기 대선은 보수가 가장 이기기 쉬운 선거될 것"
유승민 "박근혜와 오해 풀고싶어…'배신자 프레임' 동의 안 해"
"尹 만세"…유인물 뿌리고 분신한 尹 대통령 지지자, 숨져
법학자들 "내란죄 불분명…국민 납득 가능한 판결문 나와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