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도박 스캔들' 선수 KS 엔트리 넣나? 빼나?

입력 2015-10-18 20:44:30

위기의 삼성 라이온즈 고민…스타급 2명 추가 연루설 솔솔

18일 대구시민야구장에서 만난 류중일 삼성 라이온즈 감독의 표정은 평소보다 어두웠다. 유쾌한 성격에다 뛰어난 말솜씨를 뽐내는 그이지만 말수도 확연히 줄었다. 타격감이 좋은 선수에 대한 대화 도중에 나온 "누구를 빼야 할지가 고민"이라는 대답마저 중의적으로 들릴 상황이다.

지난 15일 한 종합편성채널의 보도로 불거지기 시작한 삼성 소속 선수들의 해외 원정 도박 스캔들이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고 있다. 진실 여부는 수사당국의 조사 결과가 나와야 밝혀지겠지만, 일각에서는 '프로야구 위기론'까지 나오고 있다. 프로야구계에서는 최근 모 구단 선수들의 부적절한 사생활이 큰 파문을 일으키면서 팬들이 등을 돌리고 있는 상황이다.

삼성 선수들을 둘러싼 수사는 검찰과 경찰 두 갈래로 진행되고 있다. 앞서 15일과 16일에는 선수 3명이 해외 원정 도박을 한 혐의로 검찰의 내사를 받고 있는 가운데 2명의 스타급 선수들도 원정 도박을 했다는 추가 정황이 나온 것으로 보도됐다. 이어 17일에는 경찰이 선수 2명이 마카오에서 수억원대 도박을 했다는 첩보를 입수해 내사 중이며, 법원도 계좌 압수수색 영장과 통신조회 영장을 발부했다는 소식까지 전해졌다.

혐의가 사실로 밝혀진다면 엄청난 후폭풍이 불가피하다. 조직폭력배의 돈을 빌려 해외에서 거액의 도박을 했다는 혐의가 확인될 경우 해당 선수들은 형사처벌을 피하기 어렵다. 한국야구위원회(KBO)와 구단 차원의 강력한 징계도 예상된다.

인터넷도 들끓고 있다. 삼성 구단의 홈페이지 '사자후'에는 지난 15일 이후 네티즌들이 올린 관련 글 수백 건으로 도배되다시피하고 있다. '냉정히 퇴출시켜야 한다' '수사 상황을 지켜보자'는 의견이 치열한 공방을 이루는 가운데 일부는 '승부 조작설'까지 우려하고 있다.

또 수사선상에 오른 것으로 알려진 선수들의 한국시리즈 엔트리 포함 여부를 두고서도 의견이 분분하다. 이들 선수들을 포함시켜서 정상에 등극한다 하더라도 추후에 의혹이 사실로 드러난다면 오히려 훨씬 더 거센 역풍을 맞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물론 공식적인 수사 결과가 나오지 않은 만큼 섣불리 출전 명단에서 제외하는 방안도 현 상황에서는 선택하기가 쉽지 않다.

한국시리즈를 앞두고 터진 '도박 스캔들'에 당혹해하고 있는 삼성 구단은 어정쩡한 자세로 일관하고 있다. 이미 시간이 꽤 흘렀지만 자체적으로 파악한 내용조차 언론에 일절 밝히지 않고 있다. 삼성 구단 측은 18일에도 "공식 입장을 밝히기 어렵다. 추이를 지켜보겠다"는 원론적 답변만 내놓았다.

문제는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한국시리즈다. 정규시즌 우승을 5년 연속 차지한 삼성은 26일 시작하는 한국시리즈 개막 전날 오후까지 한국시리즈에 나설 엔트리(28명)를 KBO에 제출해야 한다. 구단 한 관계자는 "소문만 무성한 상태에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입장을 이해해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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